(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인상 바람이 불고 있다.
주가가 26년 만에 고점을 찍고 외국인관광객이 늘면서 고급품 시장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면서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영국의 보석세공업체 그라프가 이달 일본에서 일부 상품의 가격을 8% 정도씩 인상했다. 일본 보석세공 고급브랜드 TASAKI도 2018년 1월 가격인상을 단행한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엔저와 유로화 강세, 외국인관광객의 증가는 물론 높은 주가 등 자산가격 상승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TASAKI는 목걸이나 반지 등 일부 상품의 가격을 올리는데, 엔저 외에도 플래티넘이나 다이아몬드 등 원재료비 상승도 반영했다. 일본 내 인력난으로 물류비용이 오른 영향도 있다.
지난 10~11월에는 이브 생 로랑이나 보테가 베네타가 일부 상품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달 가방이나 의류 등 일부 가격을 올린 버버리는 영국 본사 주도로 고급 노선을 강화, 가격을 올리고 있다.
발렌시아가는 18일부터 신사용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쪽으로 바꾼다. 의류나 피혁제품 등 일부는 가격을 9~13% 인상한다. 발렌시아가는 10월에도 일부 상품 가격을 올렸다.
셀린은 10월 말 가죽 핸드백 등을 1만엔 정도 인상했다. 외국인관광객이 늘어나고 주식가격이 오르면서 가격을 올려도 매출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10월 면세점에서는 구매고객 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56%나 늘어난 약 38만명이나 됐다. 닛케이평균주가는 거품기 이래 26년 만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분위기가 오르면서 고급품을 위주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백화점이나 명품매장들은 기대하는 분위기다. TASAKI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올라 자산가치가 오르면 지갑이 열리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수입차를 판매하는 회사들도 2018년도부터 속속 고급차 가격을 인상한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일본은 내년 1월부터 'A클래스' 등 16차종을 평균 1% 올린다.
아우디 일본법인도 주력 A3 등 일부 차종을 2018년 1월부터 1%씩 가격을 올릴 방침이라고 한다.
각종 비용 상승 외에도 올해 일본에서 수입차 판매가 20년 만의 호조를 보인 것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에서 수입차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이자 수입차 회사들은 "가격을 올려도 판매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가격 정책을 하는 것 같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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