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2천명→올해 29만명…20년 만에 108배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올해로 도입 20주년을 맞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의 누적 응시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원장 송기동)은 지난달 18∼19일 치러진 제55회 시험을 포함해 1회부터 지금까지 TOPIK 응시자가 모두 212만168명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TOPIK 응시자는 1997년 첫해 2천692명에 불과했다. 2000년대 한류 열풍을 타고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2011년과 2015년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적도 있으나 2016년 25만141명에 이어 올해 29만638명을 기록했다. 20년 만에 무려 108배나 늘어난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유학·취업 등 실용 목적의 응시자 말고도 K팝이나 한류 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TOPIK의 인기가 높다 보니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국립국제교육원 컴퓨터 서버가 다운돼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하고, 네팔이나 베트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젊은이들이 대거 TOPIK 시험을 보러 가 온 마을이 텅텅 비는 일도 있다고 한다.
TOPIK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어의 사용 능력을 평가하고 이들에게 한국어 학습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도입한 시험이다. 도입 초기 2년간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주관하다가 1999∼2010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거쳐 2011년부터 국제교육원이 맡아 시행하고 있다.
2006년까지는 해마다 한 차례 시험을 치르다가 이후 횟수를 늘려 2015년부터는 연간 6회씩 치르고 있다. 시험을 실시하는 나라도 1997년 한국·일본·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4개국에서 73개국으로 늘어났다. 2014년 34회 때는 미수교국인 쿠바에서도 시험이 치러졌다.
TOPIK 1급과 2급은 듣기와 읽기 200점 만점에서 각각 80점과 140점 이상을 얻어야 한다. 3∼6급은 듣기·쓰기·읽기 합쳐 300점 가운데 120점(3급), 150점(4급), 190점(5급), 230점(6급) 이상 얻으면 된다.
이 자격은 유학, 취업비자 발급 등에 필요한 것은 물론 영주권 취득이나 결혼이민자 비자 발급 신청 등에도 쓰인다.
국립국제교육원 국제교류협력부의 조영기 TOPIK운영팀장은 "TOPIK은 한국어를 보급하고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지원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내실을 기하는 차원에서 시험장 숫자와 응시 인원을 일정 규모에서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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