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 내에서 곤혹감이 퍼지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일본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최대한 높이겠다는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틸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과 다른 상황에 대해 일본 정부 내에서 우려가 크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나 정상회담 등을 통해 줄곧 일본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대북 압력 강화 방침을 밝혔고, 아베 총리 역시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며 대북 압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틸러슨 장관이 이날 파격적인 제안을 하자 일본 정부 내에서는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일 리가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틸러슨 장관의 발언과 달리 일본을 방문 중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이날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핵포기 의사 표시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교도통신에 "(틸러슨 장관 제안이) 미일 양국 정부 방침과는 명확하게 다르다. 미국 정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궁금하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경질설이 나오고 있는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불화에 대해 "꽤 심각할지도 모른다"는 견해가 나온다며 일본 정부가 대북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 정권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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