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스 판박이 피터슨, 오리온 전에서 24득점 폭발
(안양=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는 지난달 마이클 이페브라를 내보내고 새 외국인 선수 큐제이 피터슨(23)을 영입하면서 그를 '제2의 키퍼 사익스'라고 소개했다.
키(183㎝)는 작지만, 점프력과 개인기, 외곽슛이 좋아 지난 시즌 사익스의 활약상을 재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인삼공사의 '포장'에 관해 많은 전문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이가 어린 데다 프로 경험이 많지 않아 조직력을 우선시하는 국내 프로농구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졌다.
피터슨은 우려대로 합류 초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 경기였던 지난달 8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19분 동안 단 3득점에 그쳤다.
특히 개인플레이가 문제였다. 당시 피터슨은 3점 슛을 7개나 난사했는데, 단 1개만 성공하며 상대 팀에게 공격 기회를 여러 차례 내줬다.
팀플레이보다 개인플레이에 집중하는 피터슨의 모습에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 감독은 피터슨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를 제2의 사익스로 만들기 위해 곁에 달라붙었다.
경기 중에도 개인플레이를 펼치면 그를 따로 불러 따끔하게 혼냈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치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1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홈경기를 앞두고 "피터슨은 쥐었다 폈다 해야 하는 선수"라며 "3라운드 이후엔 본연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피터슨이 팀에 녹아들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리온 전에서 김 감독의 말처럼 개인플레이와 팀플레이의 균형을 맞추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2쿼터엔 골 밑의 데이비드 사이먼, 오세근과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3쿼터엔 3점 슛 5개를 모두 성공하는 등 17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마치 지난 시즌 인삼공사의 우승을 이끌었던 사익스가 부활한 듯했다.
경기 후 피터슨은 '사익스를 알고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 알고 있다"라며 "사익스는 무척 좋은 선수지만, 그의 빈자리를 메울 자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인삼공사는 24득점을 몰아넣은 피터슨의 활약을 앞세워 92-75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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