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 발사에 대한 대응방안 논의를 위해 태국을 방문하는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현지에서 북한측 인사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일간 '더 네이션'은 주태국 미국대사관 발표를 인용해 이날 방콕을 방문하는 윤 대표가 북부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이사회(CSCAP) 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질리언 본나도 주태국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윤 대표는 14∼15일 방콕에 머물면서 다수의 태국 정부 당국자들과 만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도 미 국무부 발표를 인용해 "윤 대표가 태국 방문 중에 북한관리들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표가 북한의 '화성-15' 발사에 대한 대응방안 논의를 위해 태국 방문을 예고한 가운데, CSCAP 총회에 최진 외무성 산하 평화군축연구소 부소장 등 북측 인사들이 참석하면서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이 점쳐졌다.
특히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우리는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하면서 '치앙마이 북미 접촉'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백악관이 아직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편, 일본에 이어 태국을 방문하는 윤 대표의 공식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윤 대표가 15일 비라싹 풋라쿤 태국 외무부 부장관을 면담할 예정이지만,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만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윤 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동맹국인 태국에 최근 상황을 알리려는 목적을 가진 만큼 조용한 방문을 원하며, 태국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태국 군부정권의 최고 지도자인 쁘라윳 총리는 윤 대표의 방문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더는 (북한과) 교역하지 않는다. 무역 거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국은 그동안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태국은 고려항공의 여객기 입항 허가를 갱신하지 않는 방법으로 운항 중단 조치했으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고 의심스러운 북한 선박을 검사하는 등 조처를 했다.
과거 북한의 4대 교역국 가운데 하나였던 태국은 최근 북한과의 거래를 대폭 줄였다. 올해 상반기 태국과 북한의 교역 규모는 150만달러(약 1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900만달러(약 214억원)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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