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노르웨이가 아날로그 방식인 FM 라디오 방송을 모두 디지털 방송(DAB)으로 전환한 세계최초 국가가 됐다고 AFP, dpa 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노르웨이 공영·상업방송 그룹인 디지털 라디오(DRN)는 이날 오전 11시 11분 노르웨이 최북단이자 북극에 있는 스발바르 군도에서 FM 라디오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함으로써 노르웨이 전역에서 전환작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지난 1월 11일부터 순차적으로 FM 라디오를 디지털로 전환했다.
노르웨이는 1954년 FM 라디오 방송 시스템을 도입했고, 자국 공영방송 NRK는 1995년 디지털 라디오 시험방송을 시작했다.
라디오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한 것은 FM보다 8배 저렴한 비용으로 더 좋은 음질과 더 많은 채널, 기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노르웨이 당국은 설명했다.
토르 예르문 에릭센 NRK 대표는 마지막 디지털 전환작업에 앞서 "라디오를 미래로 이끈다"면서 "라디오에 있어서 역사적인 날이고, 청취자들은 선택할 수 있는 훨씬 더 많은 채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기술적 사고, 충분하지 않은 전송 범위와 관련한 일부 비판이 제기됐다.
또 100∼200 유로(약 12만9천∼25만8천원)를 써가며 새 라디오나 구형 라디오에 연결하는 어댑터를 사야 하는 청취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DRN 통계에 따르면 현재 노르웨이 운전자 49%만 차에서 디지털 라디오 방송을 청취할 수 있다.
노르웨이 일간 다그블라더트가 주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민 4명 가운데 1명만 디지털 전환에 만족했고, 60%는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현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라디오를 청취하는 노르웨이 국민 비율은 10%까지 떨어졌고, NRK는 청취자 21%를 잃었다.
이에 대해 올레 요르겐 토브마르크 DRN 대표는 성명에서 "큰 변화이기 때문에 청취자들에게 디지털 라디오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면서 "지역별로 디지털로 전환한 후 처음에는 청취자가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에서 라디오 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전국 방송에 한해 이뤄졌다.
180개가 넘는 지역 라디오 방송은 2021년 말까지 FM 라디오 방송을 계속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영국, 덴마크, 스위스 같은 다른 나라들도 몇 년 안에 이런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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