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광주시청 스케이트장에 음악 들려주는 공무원

입력 2017-12-1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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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광주시청 스케이트장에 음악 들려주는 공무원
광주시청 나우철 주무관, 장애인용 스케이트도 특허내 기증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오늘은 이 음악과 함께 얼음판 위에서 신나고 재미나게 놀면서 추위를 날려 볼까요"
겨울을 알리는 매서운 찬바람이 휘날리는 17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 문화광장에 음악을 소개하는 디스크자키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청 앞 문화광장은 매년 겨울이면 야외스케이트장이 만들어져 시민 누구나 도심 속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올해도 16일부터 스케이트장을 열었는데 스케이트 타는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디스크자키가 등장해 신나는 음악을 곁들여 주고 있다.
재치있는 입담과 말솜씨, 스케이트장에 걸맞은 음악 선곡은 영락없는 전문 디스크자키지만 박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사람은 광주시청 공무원 나우철(46) 주무관이다.



야외스케이트장 업무를 맡은 나 주무관은 지난해부터 본인이 아이디어를 내 스케이트장에 디스크자키 박스를 설치했다.
시민들이 좀 더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면 좋겠다는 생각에 디스크자키를 떠올렸고 전문 디스크자키를 쓰려면 예산이 필요해 차라리 본인이 직접 하기로 했다.
괜찮은 아이디어라는 반응이 나오자 나 주무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참고하고 궁금한 점은 인터넷 방송국 디스크 아나운서들에게 직접 물어 '디제이'를 배웠다.
음악을 틀기 위한 믹서기 사용법도 업체에 문의해 직접 배웠고 지난해 겨울 시즌부터 디제이로 활약하며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나 주무관은 "공무원이 디제이를 한다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수고한다며 음료수를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시민을 위해 재능기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주말에도 기분 좋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나 주무관은 장애인을 위한 스케이트를 개발해 특허까지 받아냈으며 장애인 스케이트교실까지 개설해 주목받기도 했다.
장애인용 스케이트 5대를 제작해 교류협력 도시인 대구시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런 봉사 행정으로 공직자 우수 제안에 뽑혀 상금을 받기도 했으며 상금을 장애인복지관에 기증했다.
나 주무관은 "과거에는 술만 먹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재능기부 활동을 하면서 TV 방송에도 나오자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꾸준히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환히 웃었다.
b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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