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시 강원도…매서운 동장군 위력에 '움찔'

입력 2017-12-14 16:06  

겨울도시 강원도…매서운 동장군 위력에 '움찔'
축사에 온열기 송아지방 등 보온대책 '안간힘'·축제장은 희색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겨울도시' 강원도가 매서운 동장군의 위력에 잔뜩 움츠린 하루다.


내륙과 산지에 엄습했던 한파특보는 14일 잠시 해제됐지만, 주말부터 찾아올 동장군 소식에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최근 불어닥친 찬 기운이 머물러 있는 '호반의 도시' 춘천은 호수로 둘러싸인 탓에 거대한 얼음 도시다.
연일 기승을 부린 강추위에 강촌 구곡폭포는 50여m에 걸쳐 내려오던 거대한 물줄기가 모두 빙벽으로 변했다.
시퍼런 새벽하늘 만큼이나 차가운 공기 바람은 북한강도 얼게 했다.
북한강 한가운데 자리잡은 관광지 남이섬은 뱃길이 끊겼다.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배가 이른 새벽부터 900m 거리의 얼음을 깨며 첫 운행에 나섰다.
마치 남국 유빙을 뚫는 '쇄빙선'을 빼닮은 배는 얼음벌판을 지날 때마다 '쩍쩍' 얼음벌판을 갈라놓는다.
한우를 키우는 축산농가도 동장군에 위세에 적잖게 놀란 모습이다.


축사마다 추위에 약한 송아지를 온열기가 켜진 전용 방아나 털옷을 만들어 입히며 정성이다.
겨울동안 추위를 피할 보금자리에 톱밥을 새로 까는 등 농민들 겨울맞이는 분주하다.
동장군의 위세는 소양강과 화천 북한강을 아름다운 수묵화를 그리기도 했다.
겨울철 눈꽃이 장관을 이룬 소양강 상고대(서리꽃)는 물안개와 함께 환상적인 겨울 풍경을 연일 연출했다.
새벽시간대만 잠시 허락하는 '눈꽃 쇼'를 보려는 사진 애호가들을 더욱 부지런하게 만든다.
국내 최대 황태 생산지 인제와 평창 덕장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황태로 거듭날 명태 널기에 추위는 잠시 잊었다.


겨울손님으로 붐비는 스키장은 신바람이다.
도내 스키장은 대부분 슬로프를 모두 개장하고, 본격적인 겨울 손님에 나섰다.
최근 폭설에다 강추위가 지속해 인공설을 만들지 않더라도 설질이 어느 때 못지않게 좋다.
홍천 비발디파크에 지난 주말(16~17일) 1만5천여명의 스키어가 찾는 등 도내 스키장마다 겨울특수 채비다.
겨울축제장도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동장군이 반갑다.
국내 대표 겨울축제인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읍 화천천은 상류가 15cm 이상 얼어붙었다.
지난해 겨울추위에 어울리지 않게 내리던 폭우와 포근한 날씨는 오간 데 없다.


내년 1월 6일부터 개막하는 축제에는 올해 열린 축제처럼 낚시터 인원을 제한하고 낚시 구멍을 넓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울 필요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겨울철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고민이던 '겨울축제의 원조' 인제 빙어축제도 반가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축제장인 남면 빙어호에 최고 10㎝가량 얼음이 얼어 낚시터 운영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이상 기온 등으로 2년 연속 축제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던 빙어축제는 올해초 열렸지만, 얼음낚시는 끝내 열리지 못해 아쉬움이 남은 터다.
내년 1월 5일 홍천군 홍천강에서 개막하는 인삼송어축제도 희색이다.
평소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은 탓에 축제 개막일까지 연장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는 연말까지 기온이 올라가는 이상기후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개막이 가능하다.
홍천강은 현재 12cm에서 15cm가량 꽁꽁 얼어 축제장 면모를 갖추었다.


홍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얼음이 얼지 않아 두번의 연기 끝에 13일 뒤에 열었는데 올해는 동장군이 몰고 온 강추위에 축제준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h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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