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종소리 시끄럽다 소송에 스위스 법원 "지역 문화·전통"

교회 종소리 시끄럽다 소송에 스위스 법원 "지역 문화·전통"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매일 밤 울리는 교회 종소리를 참을 수 없다며 제기된 소송에서 스위스 연방 대법원이 종소리를 지키려는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고 로이터 통신과 현지 언론 등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취리히 인근 베덴스빌에서는 250년 된 교회의 종소리 때문에 송사가 벌어졌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한 커플이 밤 1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 매시 정각과 15분 간격으로 울리는 교회 종소리를 참을 수 없다며 이를 중단시켜 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들은 또 새벽 타종 시작도 오전 6시에서 7시로 한 시간 늦춰달라고 요구했다.
지방법원은 2015년 원고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15분마다 종을 치는 것은 중단하도록 했고 매시 정각에 타종하는 것은 유지하도록 했다.
법원 판결이 나오자 2천여 명의 주민과 시 의회가 연방 대법원에 항소했다.
대법원은 종소리를 줄인다고 해서 삶의 질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교회 종소리 자체는 이 지역의 문화이며 지역 사회 전통의 일부라면서 원심을 깨고 대다수 주민의 손을 들어줬다.
교회 신도인 페터 마이어는 "마을과 공동체를 위한 이번 판결을 기쁘게 받아들인다"며 "종소리는 이곳이 고향이라는 느낌을 주고 우리 삶의 리듬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인정된 설문조사 결과 이곳 주민의 79%는 밤에 들리는 종소리 때문에 방해를 받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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