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줬다는 날, 배덕광·이영복 만났다" 법정 증언 공방

"뇌물 줬다는 날, 배덕광·이영복 만났다" 법정 증언 공방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이영복 엘시티 회장이 배덕광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뇌물을 줬다고 지목한 날에 배 의원과 이 회장이 만나는 것을 봤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4일 부산고법 형사1부(김주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배 의원 항소심 3차 공판에서 이 회장이 사실상 소유주로 알려진 부산 해운대 오션스카이 직원 A 씨가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2016년 3월 12일 해운대 오션스카이에서 배 의원을 이 회장에게 안내한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날 밤 혼자 오션스카이에 온 배 의원이 이 회장을 만나러 왔다고 해서 룸으로 안내했고 20∼30분 뒤 이 회장을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이어 "당시 이 회장은 토마토 주스 2잔을 시켰고 요금 1만2천여원을 외상으로 포스(POS)기에 입력한 사실이 있다"며 "올해 초 검찰 조사를 받기 전 포스기에서 미수금 데이터를 찾아보고 이런 사실을 기억해냈다"고 말했다.
2016년 3월 12일은 이 회장이 국회의원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배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선거자금 3천만원 중 1천만원을 줬다고 진술한 날이다.
이 때문에 배 의원과 이 회장이 만났다는 A 씨의 증언은 뇌물수수의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어 관심이 쏠렸다.
재판부는 "우연히 오션스카이에서 배 의원을 만나 룸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한 뒤 회장실에 보관 중인 돈을 가져와 줬다"는 이 회장의 진술을 거론하며 당시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하자 A 씨는 "그 말이 맞는다면 다른 날일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배 의원 변호인 측은 "2016년 3월 12일에 오션스카이의 다른 여직원이 배 의원을 밤이 아닌 낮에 봤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바 있다"며 A 씨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회장으로부터 식대 50%를 할인받고 현금 5천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배 의원은 1심에서 징역 6년,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배 의원은 앞선 항소심 공판에서 현금 5천만원 중 2천만원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나머지 3천만원을 뇌물로 수수했다는 1심 판결은 사실오인이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결심 공판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4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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