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밤 회동서 결론 없어…사민, 협력정부 카드 본격 제시할지 주목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13일(현지시간) 밤 대연정 협상 개시 문제를 놓고 회동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4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2시간 30분 정도 열린 회동에서 안정적인 정부 구성을 위해 대연정 참여를 요청했지만 슐츠 대표는 확답하지 않았다.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15일 내부 회의를 열어 대연정 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중도우파인 집권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은 지난 9월 총선 이후 자유민주당, 녹색당과 연정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되자 사민당에 구애를 펼쳐왔다.
현재 메르켈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 중인 사민당은 총선에서 1933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거둔 뒤 진보 선명성을 내세운 제1야당을 선언했다.
그러나 연정 협상 결렬 이후 메르켈 총리가 대연정 성사되지 않을 경우 재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배수진을 치면서 여론의 압박을 받았다.
결국 사민당 지도부는 대연정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은 만큼 선뜻 협상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처지다.
슐츠 대표가 지난 11일 대연정 대신 협력정부 모델을 제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협력정부는 주요 사안에 대해 사전 합의를 하지만, 부분적으로 의회에서 각 당간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느슨한 형태의 연정을 의미한다.
이미 메르켈 총리와 기민·기사 연합 측은 협력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사민당이 대연정 협상에 응하더라도 뚜렷한 진보 정책의 관철을 조건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사민당의 카르스텐 슈나이더 원내부대표는 회동에 앞서 방송에 출연해 "사회당이 중시하는 점은 사회적 의제가 독일에서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느냐다"고 말했다.
사민당이 협력정부 모델을 강력하게 다시 들고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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