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위, 우리는 경기를 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팀"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연예인보다 잘 생긴 현대캐피탈의 토종 에이스 문성민(31)이 공격과 서브는 물론 블로킹까지 완벽해지고 있다.
문성민은 1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방문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7점을 터트리며 팀의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었다.
문성민의 공격 성공률은 75.00%에 달했다. 2개의 블로킹까지 기록하며 높이 싸움에도 큰 힘을 보탰다.
현대캐피탈(승점 31)은 4연승을 질주하며 최근 2연패에 빠진 삼성화재(승점 30)를 2위로 끌어내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이 수직으로 상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블로킹이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의 12연승을 저지한 지난 6일 경기에서 15개, OK저축은행전에서 14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높이'로 상승세를 탔다.
이날 경기에서도 승부를 가른 요인은 블로킹이었다. 현대캐피탈은 블로킹 싸움에서 9-3으로 크게 앞서며 블로킹 1위 팀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팀의 대들보 센터인 최민호가 입대한 상황에서도 현대캐피탈이 가공할만한 높이를 구축한 데에는 문성민의 블로킹 가세가 큰 힘이 됐다.
경기 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문성민이 예전에는 블로킹을 방어적으로 했다면 올해부터는 공격적으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예전에는 네트 터치할까 봐 불안해서 그런지 손만 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공격수의 타점에 맞춰서 손을 네트에 붙여서 넣는다"고 덧붙였다.
문성민은 이에 대해 "센터 신영석이 워낙 블로킹을 잘해서 상대 공격수들이 신영석을 피해서 때리다가 나에게 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원래 블로킹이 많이 약해서 감독님이 손 모양 등에 대해 지적을 많이 하신다. 비시즌 동안 훈련을 많이 했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문성민은 동아스포츠대상 남자프로배구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고 상금 1천만원을 포항 지진 피해자들에게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문성민은 "올해 상복이 터진 것 같다. 배구가 개인 운동이 아니고 단체 운동인데, 나 혼자 상을 받기가 미안했다"며 "우리 구단이 기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고, 감독님도 유소년 배구에 대한 기부 활동을 많이 하셔서 좋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베푼 만큼 돌아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삼성화재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11연승 뒤 2연패에 빠지며 상승세가 주춤해졌고,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였던 KB손해보험은 어느덧 4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은 뒤늦게 저력을 발휘하며 어느덧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문성민은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모두 초반 기세가 워낙 좋았고, 나머지 팀들은 승패를 반복했다. 우리 팀은 경기하면 할수록 강해지는 팀이다. 훈련을 통해서 믿음과 신뢰가 쌓였고, 승리가 쌓이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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