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언론 발표문'…中, '신화통신 기사' 외교부 홈피에 게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한중 양국이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정상회담 결과를 공동 성명이 아닌 개별 발표를 했으나, 내용을 뜯어보면 대부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측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회담 결과를 자세히 담은 '한중 정상회담 결과 언론 발표문'을 냈지만 중국 측은 관영 신화통신의 한중 정상회담 기사 내용을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재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 측이 구체적으로 기술했다면 중국 측은 포괄적으로 담은 점이 달랐다.
우리 측의 언론 발표문에서 우선 눈에 띄는 점은 문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힌 대목이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한다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남북한 간의 관계 개선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등의 4대 원칙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한국의 적절한 처리를 희망했고, 문 대통령은 상호 존중 정신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조속히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두 정상 발언을 위주로 전하면서도 압축적으로 소화했다.
4대 원칙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의 홈피에는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반드시 지켜갈 것이며 전쟁과 혼란에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한반도 문제는 최종적으로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 중한 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공동 이익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도 시진핑 주석이 사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천명하고 "한국 측이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적었다.
또 우리 측은 언론 발표문에서 두 정상이 양자 직접 대면은 물론 전화통화와 서신교환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한 정상 간 핫라인을 구축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통상·사회·문화·인적교류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양국 간 협력을 정치·외교·안보·정당 간 협력 등의 분야로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정상 차원은 물론 다양한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를 활성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도 소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시 주석이 "중한 양국은 정치 소통을 강화해야 하고 상호 신뢰 기초를 돈독히 해야 하며 고위급 소통이 양국 관계의 중대한 지도적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 각급 대화를 강화하고 양국 입법 기구, 정당 간 교류 체계를 잘 사용하며 실무 협력을 심화해 호혜 공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인문 교류를 촉진해야 하고 국민감정을 증진해 양측이 청년·교육·과학·언론·체육·보건·지방 등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 중한 관계에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소식통은 "한중 양국이 정상회담 후 각자 발표를 통해 입장을 내놨지만 4대 원칙 합의 등 대부분의 내용이 일맥상통하고 있다"면서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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