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과학원과 공동실험 MOU 후에도 "아는 게 없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인공강우 실험을 놓고 날씨만큼이나 수시로 바뀌는 경기도의 행정이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9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기상청과 연내에 MOU를 맺고, 매년 10차례씩 모두 20차례에 걸쳐 인공강우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2월 "이르면 5월, 늦어도 10월에는 첫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등 올해 안에 서해안 지역에서 3차례 인공강우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는 3개월여 뒤인 5월 "올해 기상청이 인공강우 실험을 하면, 도는 이 실험에 따른 미세먼지 감축 효과를 분석해 환경부 등 정부 부처에 지속적인 인공강우 사업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이 인공강우 실험을 하면 도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 분석만을 하겠다는 것으로, '3차례 직접 실험'이라는 도의 당초 계획을 사실상 없던 일로 한 것이다.
도는 "인공강우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다목적항공기 등 장비 구매 등에 많은 예산과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실험은 기존에 계획하고 있던 기상청이 하고, 우리는 기상청의 인공강우 실험 시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만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도는 지난 10월 기상청과 인공강우 실험을 11월부터 연말까지 화성과 안성, 평택, 오산 등에서 2∼3차례 실시하기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실험은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이 하고, 도는 장비 등을 지원한 뒤 자료를 받아 경기연구원 내 태스크포스(TF)에서 분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도 담당부서는 현재 기상과학원이 인공강우 실험을 했는지, 언제 할 예정인지 등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경기연구원 TF에서도 "기상과학원의 실험 여부를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기상과학원 관계자는 "과학원 차원에서 스케줄에 따라 인강강우 실험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실험이 경기도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도에 일정 등을 수시로 알려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경기도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인공강우 실험을 '말로만' 1년 넘게 하고 있는 셈이다.
인공강우는 다목적항공기가 자연 상태의 구름에 요오드화은이나 액체질소 등을 뿌려 빗방울을 만드는 것이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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