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요원들 과도한 보도통제·강압적 태도탓 마찰은 '다반사'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경호원들이 외국 정상을 수행하러 온 기자들과 충돌 사태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경호 및 보안요원들의 과도한 보도 통제와 강압적인 태도로 외신 기자들과 마찰을 빚기 일쑤다.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는 청와대 사진기자들에 대한 중국측 경호원의 집단폭행 사태에 앞서 이달초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당시에도 문제가 불거졌다고 15일 전했다.
트뤼도 총리를 수행하고 있던 기자들은 중국 공안의 지휘를 받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 보안요원과 '기분좋지 않은' 일을 겪어야 했다.
트뤼도 총리가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함께 회담장인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갈 당시 중국 경호원들은 손을 들어 캐나다 기자들이 사진을 찍지 못하게 저지했다.
보안요원들은 또 사진기자와 트뤼도 총리 사이에 끼어들어 촬영을 방해했으며 트뤼도 총리의 전속 촬영기사 애덤 스코티마저 회담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결국 현장에서 캐나다 언론들은 제대로 된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내셔널 포스트지는 트뤼도의 방중 과정에서 '불쾌한 일'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9월 항저우 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카펫 없는 부실 의전으로 중국 측의 홀대 논란이 빚어졌을 때에도 중국 보안요원과 수행기자단간에 마찰이 있었다.
수행기자단은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나오는 장면을 촬영하려 트랩 아래쪽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한 중국 관리가 "그곳에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백악관 직원이 나서 "우리 대통령이고 우리 비행기"라며 오바마 대통령 취재에 관한 규칙을 알아서 정하겠다고 항의하자 이 관리는 "여기는 우리나라이고 우리 공항"이라고 맞받으면서 공항 환영행사 취재는 금지한다고 말했다.
결국 미리 나와있던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경계선 밖으로 밀어내는 바람에 수행기자단은 중국측 보안요원과 대치하며 언쟁을 벌이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장에 미리 도착한 백악관 의전팀과 비밀경호국(SS) 직원들도 몇명의 미국인을 들여보내느냐를 놓고 보안검색대에서 발이 묶이며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미국 기자들과는 결국 언쟁에 그치며 큰 문제로 불거지지 않았지만 집단 구타까지 이른 이번 한국 기자 폭행 사태는 한국 여론과 외신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외신기자협회(FCCC)는 전날 "우리는 올해 중국 주재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여러 건의 보고를 받았다. 기자에 대한 폭력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AFP통신이나 블룸버그 통신, 영국 가디언지 등 외신들이 대거 중국 경호원들의 한국 취재진 집단폭행 사실을 전한 반면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폭행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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