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평양 원정' 멤버 대거 차출했으나 3전 전패
내년 3월 아시안컵 본선서 월드컵 티켓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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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이 3전 전패라는 씁쓸한 성적으로 일본 원정을 마치게 됐다.
대표팀은 15일 일본 지바의 소가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중국과의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인 한국은 13위 중국에 전반전 두 골을 내 준 후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섰으나 강유미의 만회골 이후 오히려 중국에 추가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대회 첫 상대인 랭킹 8위 일본에 2-3으로 석패하고 10위 북한과는 슈팅을 하나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등 고전하다 0-1로 패한 데 이어 마지막 상대인 중국을 상대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이다.
출전한 네 팀 가운데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떨어지고 상대전적에서도 모두 열세였지만,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던 윤덕여호로서는 아쉬움이 가득 남는 결과다.
이번 대회를 위해 윤덕여 감독은 세대교체 실험도 미룬 채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차출했다.
앞서 지난 10월 미국과의 평가전에선 기존 대표팀 멤버 23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을 교체하며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까지 내다본 세대교체 실험을 단행했다.
비록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1-3, 0-6으로 패했으나 최강 미국을 상대로 한 골을 넣은 한채린(위덕대) 등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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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한채린, 장창 등 당시 발탁됐던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면서도 골키퍼 김정미, 정설빈, 김도연(이상 인천 현대제철) 등 미국 원정에선 제외됐던 옛 전사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세대교체 실험도 중요하지만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북한을 제치고 본선 출전권을 거머쥔 '검증된' 선수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성과를 내보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다시 뭉친 역전의 용사들도 4월의 '평양 기적'을 재연하지는 못했다.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과 전가을(멜버른 빅토리아) 등 해외파의 큰 공백과 아직은 미흡한 신구 선수들의 조화만 절감했다.
윤덕여 감독은 실험에 방점을 찍었던 미국 평가전과 실전에 무게를 실은 이번 E-1 챔피언십의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비에 들어가게 된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일본, 호주, 베트남과 한 조에서 대결한다. 총 8팀이 출전하는 아시안컵 본선에선 5위까지 월드컵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앞서 2월에는 키프로스 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 참가해 아시안컵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점검할 예정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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