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리마에서 국회의장 면담…쿠친스키 대통령 부패 스캔들 연루
(리마=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페루를 공식 방문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16일(현지시각) 오후 루이스 갈라레타 페루 국회의장을 만났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갈라레타 국회의장으로부터 부패 스캔들로 대통령이 탄핵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페루의 정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난해 대통령 탄핵을 경험한 한국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가 브라질 건설업체 컨소시엄으로부터 78만2천 달러(약 8억5천만 원)를 받은 의혹으로 탄핵 위기 상황에 처했다.
현재 페루 야권은 쿠친스키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를 개시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 의장은 "지난해 대한민국의 국회 상황이 그랬다. 갈라레타 의장님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헌법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갈라레타 국회의장은 "페루의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대통령이 탄핵의 위기에 있다"며 "모든 과정은 헌법적인 가치 아래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갈라레타 국회의장은 이날 정 의장과의 면담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 참여할 정도로 페루 국회는 급박하게 움직였다.
정 의장과 갈라레타 국회의장은 이날 면담에서 양국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갈라레타 의장은 "브라질 건설사가 페루 인프라 건설에 상당 부분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브라질 건설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며 "한국 건설사의 진출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갈라레타 의장은 또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한국 의회와 협력하고 싶다"며 "한국과 페루 입법 시스템의 전산화 사업을 함께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의장은 "한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눈부신 경제발전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 건설사의 기술력도 크게 기여를 했다"며 "한국이 경제발전의 경험을 공유하고 페루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페루가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을 지지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페루 선수들이 참여한다고 들었다. 한반도 문제로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안전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 의장은 양국 우호 관계에 기여한 공로로 페루 국회가 수여하는 '대십자 훈장'도 받았다.
한편 정 의장은 당초 이날 오후 쿠친스키 대통령도 만날 계획이었지만, 페루 정치 상황으로 인해 쿠친스키 대통령은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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