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평화·안정 위태롭게 해"…中 강경 반발에 호주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내 정치개입 문제를 놓고 중국과 호주가 정면으로 맞선 가운데 중국 해군 총사령관도 호주 파트너를 앞에 두고 비판하면서 양국 간 갈등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중국 해군 1인자인 선진룽(沈金龍) 해군 사령원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회담에서 호주의 팀 바렛 해군참모총장을 질책했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언이 16일 보도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12/16/AKR20171216025500093_01_i.jpg)
호주 정부가 최근 중국을 겨냥, 외국의 정치개입을 비판하며 강경한 대책을 내놓자 중국은 "호주 내 반중국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강한 어조로 공개 비난할 뿐만 아니라 지난 8일 베이징 주재 호주대사인 얀 애덤스를 불러 항의한 바 있다.
선 사령원은 회담에서 "남중국해 상황은 긍정적이지만, 올해 호주 해군의 일련의 움직임은 그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다고 중국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선 사령원은 또 "이는 양국 지도자의 합의뿐만 아니라 두 지도자가 진전시키려 하는 우호에 반하는 것"이라며 "또한 역내 안전과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9월 초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실시된 인도-태평양 엔데버 합동군사훈련에 호주가 참여하는 데 미리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이 훈련은 훈련에 참여한 군함들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가로지르는 것을 포함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와 언론에 이어 군 고위관계자까지 호주를 비난하고 나서자 호주 내에서는 중국 정부의 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 확산하고 있다.
호주 외교부에서 호주-중국협의회를 이끌었던 필립 이바노프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장은 중국과의 관계가 "더 나빠질 것 같다는 느낌"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중국 정부가 보복하느냐는 것과 어떤 형태로 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바노프 회장은 중국이 보복하기로 하면 관광이나 유학생들, 중국에 억류 중인 호주 기업인들에 대한 영사 서비스와 관련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중국과의 관계가 몹시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대학의 라이언 매누얼 연구원은 연구분석전문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보복 조치를 예상하면서 양국 자유무역협정의 진전이 더뎌질 것으로 예상했다.
매누얼 연구원은 또 중국 유학생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호주의 한 전직 고위관리도 호주 총리를 겨냥한 중국의 태도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중국이 말에 그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스티브 초보 호주 통상장관은 경제 관계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신호는 없다며 "호주와 중국은 매우 성숙한 투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디 오스트레일리언에 말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