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속 타는 정의당

입력 2017-12-17 06:00  

지지부진한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속 타는 정의당
선거법 개정안 발의·여론전 군불 때도 정치권 반응 '미지근'
19일 전략회의 통해 당 입장 발표…여야 지도부 설득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정의당이 지지부진한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불을 붙이려 백방으로 애쓰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반향이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민심을 온전히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편이 촛불 혁명의 완성이라고 보는 정의당은 국회 개헌특위와 정개특위의 활동 기한 연장, 여야정 상설 협의체 가동 등을 요구하며 개헌과 공직선거법 개정의 불씨를 살려 나갈 계획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의당은 오는 19일 국회에서 '국민주권과 정치혁신을 위한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전·현직 대표단이 모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선거제도 개편 등에 대한 당 입장을 가다듬어 거듭 발표할 예정이다.
정의당은 앞서 이달 13일을 '정치개혁 당원 행동의 날'로 정하고, 이후 사흘 동안 지역별로 기자회견을 열거나 1인 시위, 피케팅을 통해 정치개혁의 당위성을 알리는 활동을 했다.
아울러 정의당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은 지난 12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국회의원 비율을 2대1로 조정하고, 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0명으로 늘리도록 규정했다. 또 정당 득표율과 의원 정수를 곱해 정당별 의석수를 정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정의당이 10%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36석을 확보하게 되고, 지역구 10곳에서 당선됐다고 가정할 때 총 36석을 지역구 10석, 비례대표 26석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정의당은 국회 정개특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전부터 상무위 회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개정안을 당론으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최근 정의당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개헌의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의 선결 조건으로서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정의당이 이 이슈에 당력을 쏟는 것은 현행 제도로는 국회가 국민 의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으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가 이 제도를 개혁할 적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의당 지도부는 "국민 의사를 공평하게 반영하는 국회를 만들지 못하면 촛불 앞에 약속한 새로운 대한민국은 공염불"(이정미 대표), "지난 대선에서 모든 정당 후보가 개헌을 약속했다. 약속을 지키든가 당을 해산하라"(노회찬 원내대표)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여론전에 나섰다.



하지만 원내 6석의 비교섭단체인 정의당의 노력이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국회 개헌특위는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자문위 보고서 최종안조차 채택하지 못했고, 정개특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같은 핵심 안건을 심의 의결하지 못한 채 사실상 공전했다.
자유한국당은 선거제도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고, 더불어민주당도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아니냐고 정의당은 의심하고 있다.
또 제도 개혁 필요성에 공감해온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최근 양당의 연대·통합 논의와 당내 갈등 등을 이유로 개헌이나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정의당은 지적한다.
우선 정의당은 올해 말까지로 정해진 개헌특위와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할 방침이다. 오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다.
아울러 정의당은 두 특위가 좀처럼 논의에 속도를 붙이지 못하는 만큼 별도의 기구를 구성해 '투트랙'으로 운영하는 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정의당도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가 한가지 예다.
이를 위해 정의당 지도부는 여야 지도부를 두루 만나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협의체 구성과 가동을 요청할 계획이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20여 년 전부터 아는 사이"라며 "신뢰에 기초해 격의 없이 대화하고 설득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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