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한국전쟁 당시 영국군과 피란민을 지원했던 옛 영국 공사관이 위치했던 장소가 확인돼 기념석이 세워졌다.
주한영국대사와 부산 서구는 16일 오후 부산 서구 남부민동 제일아파트에서 '옛 영국 공사관 터 기념석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에는 찰스헤이 주한영국대사와 박극제 서구청장, 김문익 명예영국영사, 제일아파트 입주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옛 영국 공사관 터 찾기는 한국전쟁 당시 양국의 관계를 되새기는 의미에서 지난해 찰스헤이 주한 영국 대사의 제안으로 진행됐다.
부산에 있는 영국 명예영사관은 올해 2월부터 부산 곳곳을 다니며 공사관 터를 찾았다.
그러다 국가기록원에서 내부 문서를 확인하고 김한근 부경근대역사연구소장의 도움으로 옛 공사관 터로 추정되는 과거 사진을 확인, 공사관 터가 남부민동 51-2번지 현 제일아파트 부지임을 확인했다.
한국전쟁 당시 영국은 서울에 있던 공사관을 임시수도 부산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당시 국무총리실은 일제강점기에 지은 2층 목조주택을 영국 공사관 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문서엔 1952년 영국공사관저 대상 건물 지정과 명도를 지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당시 영국 공사관은 이곳에서 3년간 인근 감천 부대에 주둔한 영국군과 피란민을 지원했다.
이후 영국 공사관이 서울로 돌아간 뒤 이곳은 40년간 사유지였다가 1995년 지금의 제일아파트가 들어섰다.
서구는 아파트 주민들 동의를 얻어 담장을 허물고 새 울타리와 기념석을 설치했다.
김문익 명예영국영사는 "옛 영국 공사관터는 영국이 한국 피란민을 외면하지 않고 외교 관계 지속에 힘쓴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찰스헤이 주한영국대사는 제막식에서 "한국 역사에서 이 장소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부산 시민들과 영국간 우정이 지속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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