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목표이익률 등 조정 통해 가산금리를 올려 이익 확대 여부 주목
실제로 한 시중은행 가산금리 인상내용 합당한지 조사중
(서울=연합뉴스) 이 율 이세원 김경윤 기자 = 한국은행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런 금리상승기에 편승해 은행들이 순수마진인 목표이익률 조정 등을 통해 가산금리를 더욱 올려 마진 확대에 나서는 것 아닌지 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매주 시중은행의 가산금리를 점검하면서 인상근거가 합당치 않으면 재조정토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000030],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18일부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신규취급액 기준 0.15%포인트(p), 잔액기준은 0.002~0.04%p 올려 최고금리가 4.6%에 육박한다.
이는 15일 은행연합회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11월중 코픽스를 신규취급액 기준 0.15%p 상승한 1.77%로 집계한 데 따른 것이다. 전달 대비 상승 폭은 6년9개월만에 최대였다. 잔액기준은 0.04%p 오른 1.66%로 공시됐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 9월중 0.05%p, 10월중 0.1%p 치솟은 데 이어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달에는 미국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된 데다 은행들이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0.2∼0.3%p 올린 게 반영돼 코픽스의 상승세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이 금리상승기에 편승해 가산금리를 조정할지 주목된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이 되는 코픽스나 금융채(AAA등급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하기 때문이다.
앞서 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금리 하락기에도 가산금리를 올려 기준금리가 내린 만큼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으로 깜짝 실적을 올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산금리는 은행이 개별 은행 사정에 따라 위험성과 비용 등을 합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돼 있다. 가산금리는 업무원가, 위험·유동성·신용 프리미엄, 자본비용 가감조정금리, 목표이익률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목표이익률은 은행이 금리를 산정할 때 원가 등을 모두 제외한 그야말로 마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은행들은 주로 목표이익률을 수시로 조정해 대출금리 조정에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2월부터 올해 9월 사이 시중·지방·특수은행 등 15곳 가운데 10곳이 가계 일반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제윤경 의원은 "은행이 이자마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영업 관행에서 탈피하도록 당국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동향을 매주 점검하면서 금리상승기에 편승해 은행들이 순수마진인 목표이익률 조정 등을 통해 가산금리를 더욱 올려 마진 확대에 나서는 것 아닌지 주시하고 있다.
인상근거가 합당치 않으면 재조정토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한 시중은행이 대출만기와 금리변동주기 간 차이로 인한 유동성프리미엄이 높아졌다고 가산금리를 조정한 것과 관련해 근거가 합당한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산금리의 불합리한 조정이 이뤄지는지는 상시적으로 주시하고 있다"면서 "근거가 합당치 않다면 재조정토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금융회사가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실제 시장금리와 조달금리 상승과는 무관하게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일이 없도록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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