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여성도 국제운전면허증으로 1년간 운전 가능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내년 6월부터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면서 승용차는 물론 오토바이와 트럭 운전 면허도 여성에게 발급할 예정이라고 국영 SPA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교통청은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 9월 왕명은 남성과 여성을 평등하다는 점을 명시한다"면서 "여성은 남성과 같이 오토바이와 트럭도 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토바이 운전은 여성의 승용차 운전을 허용하는 이란에서도 금지한다. 이란에선 남성이 운전하는 오토바이의 뒷좌석에 여성이 탈 수는 있다.
사우디에서 여성의 오토바이 운전을 허용한다면 그간 금지됐던 자전거도 여성이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적용하는 이란과 사우디에서는 여성이 자전거를 탈 수 있느냐를 두고 종종 논쟁이 벌어진다.
사우디 교통청은 또 "여성이 운전하는 차도 남성과 같은 번호판을 달게 된다"며 "여성 운전자가 교통사고에 연루되거나 교통법류를 위반하면 여성 공무원이 근무하는 별도의 경찰서에서 처리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교통청은 여성 운전자에 대한 단속, 사고 처리를 담당하는 여성 공무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또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에서 발급된 운전 면허증을 소지한 여성은 사우디에서도 별도의 면허증 교환 절차없이 운전할 수 있다.
외국인 여성도 사우디와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정이 체결된 국가에 한해 유효한 국제운전 면허증만 있으면 1년간 자국 면허로 사우디에서 운전할 수 있다.
한국은 사우디와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정이 체결됐기 때문에 한국인 여성이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한국 경찰서에서 발급받은 국제운전면허증을 제시하면 운전할 수 있다.
주사우디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정이 체결됐지만 현장에선 교통 경찰관이 국제운전면허증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사우디 내 한국 공관에서 제공하는 면허증 관련 아랍어 서류를 받아 지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사우디 여성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나이는 남성과 같이 만 18세(대중교통은 만 20세)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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