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일찍 끝날 줄 알았다."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흥국생명에 세트 스코어 3-2(23-25 22-25 25-23 25-17 15-8) 역전승을 거두고 안도의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1, 2세트에서 패하고 3세트도 18-23으로 몰려 흥국생명에 내줄 판이었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그대로 세트 스코어 0-3 '셧아웃'을 당할 뻔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대반격에 성공했다.
끈질긴 수비 끝에 이바나 네소비치에 오픈 공격에 성공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타임을 요청했다.
이 시간을 활용해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자신 없게 경기하고 끝나면 다음 경기에서 똑같이 하게 된다"는 말만 했다고 한다.
김 감독은 "타임 이후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악착같은 모습을 다시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들어서 가장 극적으로 이긴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날 경기 초반 고전한 이유는 흥국생명의 새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나 킥카가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크리스티나가 강타를 치는 것은 아닌데, 공을 밀리면서 쳐서 수비하기 어려운 코스가 나온다. 다행히 나중에는 선수들이 코스를 잡고 수비를 잘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이바나가 공격을 많이 때려줬고 박정아도 자기 역할을 해줬다"며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흔들릴 때 다 같이 흔들리고 살아날 때 다 같이 살아나서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이 승리로 도로공사는 7연승을 달렸다. 승점은 31로 2위 현대건설(승점 24)을 멀리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김 감독은 "이번 승리로 여유가 생길지는 모르겠다. 현대건설에 두 번 지면 비슷해진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오늘 쉽게 이겼다면 현대건설을 상대하기 더 어려웠을 것이다. 오늘 이렇게 이기면서 선수들이 뭔가 조금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팀에 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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