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출신 항공사·프로축구팀·방송국 보유…재산 3조 추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칠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세바스티안 피녜라(68) 당선인은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의 대표적인 중도우파 정치인이다.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대통령을 역임한 그는 4년 만에 칠레의 국가 최고 지도자로 복귀했다.
피녜라는 20년간 지속됐던 중도좌파의 집권을 종식시키고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이어, 자신의 집권 이후 다시 재집권한 중도좌파를 꺾고 대통령 재선에 성공했다.
피녜라는 첫 대통령 재임 시절 칠레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제발전을 중시하는 지도자답게 태평양연맹을 출범시키고, 투자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등 칠레 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힘썼으며 에너지와 통신 산업의 규제 완화도 추진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첫 재임 기간 칠레 경제는 국제 구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연평균 5.3% 성장, 실업률은 5∼6%대, 물가상승률은 3%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고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액은 브라질과 멕시코에 이어 중남미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경제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치·경제·사회·교육 등의 분야에서 전반적인 개혁과 질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49년 12월 1일 산티아고에서 출생한 피녜라 당선자는 칠레 가톨릭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피녜라의 재산을 27억 달러(2조9천686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시작한 신용카드 사업으로 부를 축적했다. 칠레 항공사 란(LAN)을 비롯해 산티아고 시내 대형 쇼핑몰인 '아라우코 공원', 공중파 TV 채널 칠레비시온, 칠레 최고의 인기 축구팀 콜로콜로 등을 소유하고 있다.
피녜라는 칠레비시온과 콜로콜로를 소유하고 있어 이탈리아의 미디어 재벌이자 프로축구 AC 밀란 구단주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비교되기도 한다. 부동산 재벌로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빗대 '칠레의 트럼프'라고 불린다.
피녜라는 지난 1990년 수도 산티아고 동부 선거구의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8년간 상원의원을 역임한 뒤 2001∼2004년 우파 정당인 국민혁신당(RN)의 당수를 맡아 보수 세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경제 회복과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변화를 호소했다.
기업인 출신답게 칠레를 8년 이내에 중남미 최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선언했다.
140억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사회간접자본·보건 시설 투자와 법인세 인하, 연금 개편 등의 공약도 내걸어 유권자의 지지를 얻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