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서유럽 및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외교를 총지휘했던 고위 외교관 출신인 차오바이쥔(曺白雋) 전 공산당 대외연락부 4국장이 퇴임후 2년만에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과 홍콩 언론은 18일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성명을 인용해 차오바이쥔(63) 전 대외연락부 4국장이 당규 엄중 위반 혐의로 당직을 박탈 당하고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오 전 국장의 혐의 내용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대외연락부 관리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대외연락부는 중국 공산당의 정당 외교업무를 맡는 곳으로 학구적이고 수뢰 관련성이 적어 비교적 청렴한 기관으로 인식됐던 곳이다. 대외연락부에는 작년부터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파견한 감찰관이 상주해 있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 출신인 차오바이쥔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부터 벌이고 있는 반부패 사정작업에서 낙마한 외교관으로는 두번째로 높은 고위직이다.
지금까지 낙마한 외교관 가운데 가장 직위가 높은 인사는 장쿤성(張昆生·57) 전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겸 의전국장으로 지난해 5월 이권 개입과 성상납 혐의로 직위해제됐다.
독일어와 영어 등 외국어 실력이 뛰어나 중국 최고의 통역관으로 불린 차오바이쥔은 1975년 상하이외국어대학을 졸업하고 당 대외연락부에 들어가 서유럽과 독일어권 국가들을 전담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 유학하고 돌아와 독일어권 전문 외교관으로 활동해온 차오 전 국장은 2008~2012년에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 국가 정당들과의 협력 업무를 책임진 4국 국장을 지냈다.
차오바이쥔은 지난 2015년 당 대외연락부를 퇴직하고 광둥(廣東)성 철강회사 고문을 맡았다. 그는 지난 8월 8일 이 기업 행사장에 참석한 것이 공식 석상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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