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1년7개월째 오리무중, 주요 참고인 송환에 3년
경찰 관계자 "보도 이후 단 한 건의 제보도 없어"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2016년 5월 부산에서 갑자기 사라진 30대 부부 실종사건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18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부부의 소재를 파악할 만한 정황이나 단서가 없다.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에 살던 A(36)·B(36·여) 씨 부부는 2016년 5월 28일 이후로 연락이 끊겼다.
아내 B 씨는 전날 오후 10시께 마트에서 물건을 산 뒤 귀가했고 남편 A 씨는 실종 당일 오전 3시께 집에 왔다.
가족들은 부부가 전화를 받지 않고 집에도 없자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초기에 이 아파트 폐쇄회로(CC) TV 영상을 분석했지만 야간의 화질이 너무 떨어져 동선 파악에 큰 도움이 안 됐다.
통신기록 조회결과 A 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5월 28일 오전 부산 기장군에서, B 씨의 휴대전화 전원은 같은 날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부근에서 각각 꺼진 게 확인됐지만 그게 전부였다.
두 사람의 휴대전화가 각각 다른 곳에서 꺼진 이유에 대해서도 전혀 드러난 게 없다.
부부는 지난 1년 7개월간 휴대전화, 교통카드, 신용카드 등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실종이 장기화하면서 생존 여부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YNAPHOTO path='AKR20171218096600051_02_i.jpg' id='AKR20171218096600051_0401' title='부산 실종 부부가 살던 아파트' caption='[김재홍 기자]'/>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아 영화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라며 "조사하는 경찰도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A 씨가 결혼 전에 알고 지낸 30대 여성 C 씨의 행적을 캐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실종사건 발생 이후 노르웨이에 머무는 C 씨를 주요 참고인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려 했다.
C 씨는 A 씨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보이는 신변 위협성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 씨는 부부의 실종 직전인 같은 달 중순 국내에 왔다가 출국 예정일보다 이른 그해 6월 초에 출국했다.
경찰은 C 씨가 출석 요구에 수차례 응하지 않자 올해 2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석 달 뒤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C 씨는 올해 8월 노르웨이에서 검거돼 국내 신병 인도를 위한 재판이 현지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그러나 3심까지 진행되는 재판이 모두 끝나려면 3년가량 걸릴 것으로 알려져 경찰로서는 재판 전까지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동안 주요 언론사에서 부부의 실종사건과 관련한 보도가 이어지고 모 방송사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도 다뤄졌지만 그게 끝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보도 이후에는 온갖 제보가 들어오기 마련인데 어찌 된 노릇인지 이번에는 단 한 건의 제보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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