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백 좀 전해주세요"…익명 기부천사 잔잔한 감동

입력 2017-12-18 14:25  

"쇼핑백 좀 전해주세요"…익명 기부천사 잔잔한 감동
동두천서 40대 여성 빈 병 등 모아 마련한 성금 익명 기부



(동두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익명의 40대 여성이 경기도 동두천시청 민원실을 찾아와 빈 병 등을 모아 정성껏 마련한 성금 50여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전달하고 간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8일 동두천시에 따르면 40대 여성이 노란색 쇼핑백을 들고 시청 민원실을 찾은 것은 지난 14일 오후 5시께 날이 어두워질 무렵이다.
이 여성은 민원실 출입문 옆에 있던 안내 도우미에게 다가가 갑자기 쇼핑백을 내밀며 나직한 목소리로 "과장님에게 전달해주세요"라는 말만 남긴 채 사라졌다.
자신의 인적사항이나 연락처는 물론 무슨 일로 왔는지조차 얘기하지 않고 서둘러 민원실을 떠났다.
안내 도우미는 여성의 뜬금없는 행동에 잠시 당황했다.
그러나 과장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심부름을 온 것으로 여기고 쇼핑백을 민원봉사과장에게 전달했다.
민원봉사과장 역시 아무 연락을 받지 않았던 터라 궁금증에 쇼핑백을 열어보게 됐다.
묵직한 쇼핑백 안에는 검은색 비닐 봉투가 있었고 그 안에는 투명한 비닐 봉투에 500원·100원·50원·10원짜리 동전 꾸러미 4개와 5만원·1천원권 지폐 등 현금이 담겨 있었다.
현금은 나중에 세어보니 모두 56만750원이었다.


쇼핑백 안에는 현금과 함께 작은 메모지도 있었다.
메모지에는 '사업장을 운영하며 모은 공병(빈 병)과 손님들이 떨어뜨린 잔돈 등을 모은 것입니다. 작은 성의가 어렵고 힘든 분들께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곳에 써주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제야 안내 도우미와 민원봉사과장은 쇼핑백을 들고 온 여성이 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하러 온 익명의 천사였음을 알게 됐다.
여성은 그동안 모은 돈을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쇼핑백에 담아 들고 온 것이었다.
안내 도우미와 민원봉사과장은 메모를 읽고 찐한 감동에 울컥했다고 한다.
이흥식 민원봉사과장은 "가끔 뉴스에서 접하던 익명의 기부천사를 실제로 경험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아름다운 정성이 담긴 기부금은 담당 부서를 통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에 입금, 꼭 필요한 이들을 위해 쓰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오세창 시장도 "위축된 기부문화가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에 다시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wy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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