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콘서트 '2017 막공'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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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유준상(48)처럼 바쁜 배우가 또 있을까.
영화와 TV드라마, 뮤지컬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것도 모자라 3년 전에는 음반회사 쥬네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기타리스트 이준화(28)와 '제이앤조이20'(JnJoy20)이라는 듀오를 결성하고 함께 낸 앨범만 5장이다.
눈이 폴폴 내리던 18일 낮, 서울 삼청동에서 '가수' 유준상과 마주 앉았다. 인터뷰가 처음이라는 이준화는 오는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여는 JnJoy20 단독콘서트 '2017 막공'을 수줍게 소개했다.
"저희가 5년째 음악을 하고 있는데 아직 알려지질 않네요.(웃음) 그래도 알게 모르게 콘서트를 많이 했어요. 서울재즈페스티벌이나 EBS '공감',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무대에도 서고요. 그건 음악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못 나가는 거잖아요."(유준상, 이하 유)
"유준상 대표님이 처음 앨범 만들자고 하셨을 때 '단발성이겠지' 했는데, 벌써 내년이면 듀오 결성 5주년이 되네요. 대학에서 기타를 전공하긴 했지만 일반 회사에 입사해서 취미로 음악을 하려 했거든요. 아마 대표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을까요?"(이준화, 이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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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은 서글서글한 이미지의 배우로 탄탄한 필모그라피를 가졌지만 정작 성격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제가 밝고 에너지 많은 이미지잖아요. 정작 음악은 조용한 편이라, 들어보고 놀라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원래 제 색깔은 그렇거든요. 배우로서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거지만, 음악으로는 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정서적으로 위안이 돼요.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유)
두 사람의 음악은 모두 여행에서 모티프를 구한다. 그동안 제주, 미국, 아프리카, 유럽을 돌 때마다 일기를 쓰듯 성실하게 음반을 냈다.
유준상은 "음악에 찰나의 순간을 담는다"며 "다른 뮤지션들도 방에 갇혀서가 아니라 저희처럼 여행을 다니며 음악을 만들고 싶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렇게 쌓아온 창작의 결실을 내년에 우르르 내놓는다.
우선 영국 출신의 5인조 밴드 '마마스건'(Mamas Gun)의 보컬 앤디 플랫츠, 네덜란드의 재즈팝 싱어송라이터 바우터 하멜, 바이올리니스트 강이채로부터 각각 솔로곡을 하나씩 받아 유준상이 부르기로 했다. 내년 2월에는 '제이앤조이20 인(in) 경주', 5월에는 '제이앤조이20 인(in) 아프리카'를 낸다.
"경북 경주의 수묵화 대가인 소산(小山) 박대성 화백을 만나 뵙고 그분의 그림을 음악으로 만들었어요. 국악을 베이스로 곡을 써서 편곡 중이에요. 또 월드비전 홍보대사 자격으로 아프리카를 다녀오면서 만든 노래를 앨범으로 만들고 있어요."(유)
영화 연출도 시작했다. 지난해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초청됐고, 미국에서 촬영한 '아직 안 끝났어'는 편집 중이다. 세 번째 연출작 '스프링 송'(Spring Song)은 조만간 일본 후지산에서 촬영에 들어간다. 모두 이준화와의 여행에서 기획했으며,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홍상수 감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준화는 유준상의 왕성한 창작욕에 대해 "잠을 거의 안 주무신다. 함께 여행 다닐 때 항상 저보다 늦게 주무시고 일 일어나신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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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차이,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 '이준화가 음악적 뮤즈냐'는 질문에 유준상은 웃음을 터뜨리며 "음악적 친구"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준화는 "제겐 대표님이 영감의 원천, 뮤즈가 맞다"고 받아쳤다.
언제까지 음악을 할 계획이냐고 묻자 유준상은 잠시 망설이다 "예순 넘어서까지"라는 답을 내놨다.
"제이앤조이는 가볼 곳이 많아요. 남미도 가야 하고,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타야 하고…. 제가 내년에 50살인데 그런걸 다 하려면 10년은 훌쩍 지나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에게 억지로 홍보해서 듣게 하진 않아도, 오래오래 자연스럽게 찾아듣는 음악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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