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표류하며 세 차례 소관 상임위 문턱 못 넘어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시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지구 지정이 제주도의회에 의해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18일 제357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시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지구 지정 동의안에 대해 "지구지정을 반대하는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대 청원이 있다"며 의결을 보류했다.
의결 보류란 안건 심의를 다 끝냈지만, 전체 의원 표결에는 부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다음 회기로 심의를 미루는 심의 보류와는 내용과 성격이 다르다.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와 풍력발전사업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한동·평대 해상을 풍력발전지구로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 동의안은 7월에 열린 제353회 임시회에서 심의 보류됐으며, 이달 1일 열린 제356회 정례회에서도 의결 보류된 바 있다.
지난 두 차례의 심의에서는 해당 지역의 주민 수용성 문제와 해상풍력의 세부 입지 기준을 정한 '제주특별자치도 풍력발전사업 허가 및 지구 지정 등에 관한 세부 적용기준 고시'를 강화·개정하는 문제가 걸림돌이 됐지만, 이번에는 송전선로가 지나는 인근 지역주민의 반대가 문제가 됐다.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1리장 김석범씨 외 48명은 지난 14일 '변전소 계통 연계 시 마을주민 동의 없는 풍력발전 지구지정 반대 청원'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지구의 경우 지중 송전선로는 가까운 한국전력 공사 변전소(성산변전소)로 연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성산발전소 주변 마을주민에게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설명, 협조를 구한 적이 없으므로 지구 지정을 동의하지 말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다.
이경용 의원은 "법률에 따른 규칙, 고시 기준 등에 '인근 지역주민 민원을 해소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인근이라는 말이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가 아니고, 제주시 구좌읍 한동·평대리에만 해당한다는 유권해석 등 근거를 주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 수용성과 관련해 기준을 위반한 상황에서 반대 청원까지 들어왔기 때문에 조건을 달아 동의안을 처리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농수축위는 의원들의 표결에 부쳐 동의안 처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20분간 정회한 뒤 결국 의결 보류키로 했다.
이로써 동의안은 지난해 8월에 의회에 제출된 이후 1년 넘게 표류했으나, 올해 안에도 처리하지 못해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또한 반대 청원에 대해서는 '제주에너지공사 등 사업자로 하여금 현장 실사팀을 구성해 현장심사를 하고, 해당 이해관계인과의 충분한 합의를 거쳐 민원 해소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는 의견을 첨부해 민원인에게 이송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동·평대 해상풍력발전 사업은 총 사업비 6천500억원을 들여 제주시 구좌읍 한동·평대리 해상 5.63㎢ 공유수면에 105㎿ 규모(5∼8㎿급 12∼20기)의 해상풍력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사업 시행예정자인 제주에너지공사가 공공주도의 투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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