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제1야당 오성운동 "집권시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카드 유효"

입력 2017-12-18 19:47  

伊 제1야당 오성운동 "집권시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카드 유효"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단일 정당 가운데 현재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1야당 오성운동이 집권 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국민투표를 여전히 선택지의 하나로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루이지 디 마이오(31) 오성운동 대표는 17일(현지시간) 공영방송 RAI에 출연해 "우리가 차기 총선에서 승리한 뒤 유럽연합(EU)으로 하여금 유로존의 일부 규정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면 (유로존 탈퇴 여부를 묻는)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를 설득할 수 있다면 유럽은 변화할 것이고, 이 경우 우리는 국민투표를 치를 필요가 없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탈리아 국민의 의사를 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성운동 집권 시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디 마이오 대표는 지난 9월 당의 창립자이자 실권자인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부터 당 대표 자리를 넘겨받았다.
그는 대표 취임 직후 오성운동의 집권 시 이탈리아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이탈렉시트'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듯 "EU를 탈퇴하는 것이 아니라 EU를 개혁하길 원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는 이날 발언을 통해 재정 지출을 엄격히 통제하는 등의 유로존의 현행 기조의 변화 없이는 오성운동 집권 시 유로존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카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탈리아는 유로화를 도입한 2000년 이래 경제 성장이 거의 멈춘 터라 오성운동을 비롯한 일각에서 이탈리아의 경제 부흥을 위해서는 유로화를 버리고, 다시 고유의 통화 체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이르면 내년 3월4일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탈리아 총선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구심점으로 한 우파연합과 오성운동,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으로 표가 3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 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성운동은 단일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을 것이 확실시되지만, 다른 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배제함에 따라 의석 수에서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FI), 극우성향의 정당 북부동맹(LN), 이탈리아형제당(FDI)이 손을 잡은 우파연합에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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