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참가자 계란·토마토 던졌지만 평화적으로 행사 마쳐
판데어벨렌 대통령 "EU와의 관계, 기본 가치 확대에 모두 공감"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의 우파-극우 연립정부가 18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했다.
올해 10월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우파 국민당의 제바스티안 쿠르츠(31) 대표는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 앞에서 총리 취임 선서를 했다.
쿠르츠 신임 총리는 민주선거로 뽑힌 전 세계 지도자 가운데 최연소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다.
국민당과 연정에 참여한 극우 자유당은 2005년 이후 12년만에 정부 내각을 책임지게 됐다.
이날 오전 쿠르츠 총리 등의 취임식에 앞서 빈 시내에서는 자유당의 연정 참여에 반대하는 집회가 벌어졌다.
DPA통신은 경찰을 인용해 항의 집회에 6천여 명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집무실 밖에는 3천500여 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모였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을 향해 폭죽과 토마토, 계란 등을 던졌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나치가 통치하게 허용하지 마라' '우리는 나치 경찰을 원하지 않는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기도 했다.
자유당은 나치 SS 친위대에서 복무한 전력이 있는 안톤 라인트할러가 주도해 1956년 만든 정당이다.
1983년 의회에 진출했지만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던 자유당은 2000년 제1당인 사회민주당을 배제하고 국민당과 연정을 꾸리면서 유럽을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오스트리아에서는 장기간 두 정당의 연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유럽연합(EU)은 경제 제재로 압박했다.
2005년 이후 정부에 참여하지 못한 자유당은 최근 몇 년 불거진 유럽의 난민 위기를 지렛대 삼아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서유럽 국가 극우 정당으로는 유일하게 정부 구성에 참여하게 됐다.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자유당 대표는 역시 극우 정당 출신으로는 처음 부총리에 취임했다.
자유당은 이번 내각에서 내무부, 국방부, 외무부 장관을 맡아 경찰과 군대를 손에 넣었다.
새 정부는 치안 강화, 난민 감시 등을 위해 당장 경찰 인력을 2천100명 늘리기로 했다.
더욱이 친러 입장을 유지했던 자유당이 외무부를 맡게 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와 군사적, 경제적 대립 관계인 EU도 불편한 처지가 됐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취임행사에서 "새 정부에 냉소적이거나 반감을 품은 사람도 있지만 또 많은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정치적 입장 차이가 있지만 두 정당 모두 EU와의 관계, 근본적인 가치의 확대 등에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친EU주의자이자 전 녹색당 당수인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좌파, 중도 진영의 지지 속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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