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AP 통신이 19일(한국시간) 소개했다.
실내에서 열리는 빙상 종목보다 자연의 힘이 절대적인 눈과 얼음 위에서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설상 종목 선수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환경 변화로 과거보다 눈이 적게 내리고 얼음도 녹아서 설상 종목 선수들은 최적화한 훈련지를 찾아 세계를 떠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서부 로키 산맥, 북극에서 가까운 뉴잉글랜드 지역 등 천혜의 겨울 훈련지를 보유한 미국 선수들조차 현재 스위스 사스페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한다.
해발고도 4천m가 넘는 알프스 산맥에 자리한 사스페는 스키, 스노보드 선수들에게 안성맞춤 훈련지다.
스키 에어리얼 종목의 세계 챔피언인 미국의 존 릴리스는 AP 통신 인터뷰에서 "원래 추웠던 미국 훈련지에 눈이 내리지 않아 여기로 이동했다"면서 "매일 훈련하는 동계 선수들에게 무서운 것 중에 하나가 훈련지 여건이 예전만큼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동영상에서 1970∼80년대 얼음 위를 달리는 스키어들을 볼 수 있지만, 지금은 당시 얼음의 절반이 사라져 연습할 곳을 찾기가 마땅치 않다는 푸념이 이어졌다.
미국 스키 에어리얼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중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이 열린 미국 유타 주 파크 시티에서 훈련하다가 눈이 내리지 않자 약 한 달간 훈련을 중단했다.
눈 위에서 훈련량이 절대 모자랐던 선수들은 결국 월드컵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를 교훈 삼아 올해엔 사스페와 핀란드 루카 등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유럽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올해 7∼8월 섭씨 40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유럽인들은 이 무더위에 지옥의 왕을 뜻하는 '루시퍼'(Lucifer)라는 별칭을 붙였다.
이 때문에 캐나다 스키 크로스 대표팀은 이탈리아 스텔비오에서 훈련하려던 계획을 접고 미국 오리건 주 마운트 후드로 선회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묄탈러·슈투바이 빙하는 녹아서 훈련에 부적합하거나 불안전하다.
지난 3년간 거의 눈이 내리지 않은 이탈리아 최대 스키 리조트 스텔비오, 캐나다 휘슬러의 호스트만 빙하 역시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기 어려울 정도로 나빠졌다.
프랑스 알프스 산악지역의 빙하 표면은 2003∼2015년 평균 25%가 사라졌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진 탓에 유럽 대부분의 빙하가 이런 피해를 입었다.
맷 선더스 미국 스키 에어리얼 대표팀 코치는 "갈수록 빙하는 녹고, 훈련할 장소는 줄어든다"면서 "좀 더 일찍 눈 위에서 훈련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으며 우리는 (훈련지를 찾으로 집에서) 더 멀리 떠나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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