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 마음이 행복해지는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입력 2017-12-20 16:00   수정 2017-12-20 17:33

눈과 귀, 마음이 행복해지는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울버린으로 알려진 배우 휴 잭맨.
그는 할리우드로 활동 영역을 넓히기 전까지는 호주의 유명한 뮤지컬 배우였다. 그의 진가는 2012년 12월 개봉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잘 드러난다. 연기는 물론 춤과 노래로 감춰둔 끼를 한껏 발산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20일 개봉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도 휴 잭맨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위대한 쇼맨'은 미국 쇼비즈니스의 창시자인 P.T.바넘(1810∼1891)의 실화를 다룬다. 무일푼의 가난한 집 출신인 바넘이 오로지 열정과 독특한 발상으로 부와 명예, 사랑을 얻는 과정을 그린다.
은행 대출을 받아 허름한 극장을 사들인 그는 처음에는 거대한 동물 박제나 신기한 물건 등을 전시하다 나중에 서커스로 눈을 돌린다. 그의 시도는 다소 무모하고 위험해 보이지만 결국 발상의 전환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바넘에 대한 평가는 '흥행의 귀재'서부터 '사기꾼'까지 엇갈린다. 영화 역시 바넘에 대한 일방적인 칭송이 아니라 그의 성공과 실패, 주변의 엇갈린 시선을 함께 담아낸다.

휴 잭맨은 그의 열정을 모두 쏟아부은 듯하다. 매일 8~9시간씩 혹독한 연습을 거쳐 안무와 노래를 습득했다는 휴 잭맨은 관객을 웃기고 울리며 바넘의 인생으로 인도한다.
이 영화의 백미는 서커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쇼 장면이다. "여러분이 고대하던 순간이 왔어요"라는 멘트와 함께 시작하는 화려한 오프닝 쇼부터 마지막 엔딩 무대까지 눈과 귀가 지루할 새가 없다. 공중곡예부터 다채로운 군무와 흥겨운 노래까지,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바넘은 '꿈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특이한 사람들'(Oddities)을 모집해 서커스단을 결성한다. 얼굴에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여자, 몸이 붙은 샴쌍둥이, '난쟁이' 등 선천적인 특징 때문에 그 당시 소수자로서 사회의 그늘에서 살아야 했던 이들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부모에게조차 외면받았던 이들은 난생처음 주인공이 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가족과 친구도 생긴다. 이들이 함께 행복한 표정으로 노래 '디스 이스 미(This is Me)'를 부르는 대목에서는 가슴 뭉클한 감동이 느껴진다.
영화는 실제 눈앞에서 펼쳐지는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흥겹고 생동감 있다. 빠르고 경쾌한 비트의 음악들은 몇 번 들으면 흥얼거릴 정도로 귀에 쏙쏙 박힌다.

바넘이 정통 연극인 필립(잭 에프론)을 동업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설득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은 마치 랩 배틀을 보는 듯하다.
작년 말 개봉한 뮤지컬영화 '라라랜드'가 두 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작품은 '누구나 특별하다'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가족 관객이 즐길 만하다.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인 뉴욕의 19세기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바넘의 생애 가운데 중요 국면만을 다루다 보니 줄거리는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사이 공백을 음악과 춤으로 빼곡히 메웠다.

바넘의 아내 역의 미셸 윌리엄스, 전 세계를 사로잡은 소프라노 제니 린드 역의 레베카 퍼거슨, 환상적인 공중곡예 실력을 갖춘 앤 휠러 역의 젠다야 등 어느 배우 할 것 없이 뛰어난 춤과 노래 실력을 보여준다.
'네드 켈리'(2004) 등을 연출한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이 7년에 걸쳐 영화로 완성했다.
'미녀와 야수'를 연출한 빌 콘돈이 각본을 맡았고, '라라랜드'의 작사를 맡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이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담당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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