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17g에 방수기능도…AI 감염경로 예측에 도움 기대
(세종=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이동통신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야생동물 위치추적기(GPS)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9일 ㈜한국환경생태연구소와 함께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초경량 야생동물 위치추적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위치추적기는 무게 17g에 크기는 가로 49㎜·세로 37㎜·높이 16㎜로, 이동통신망을 쓰는 위치추적기 중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볍다.
이번 위치추적기는 같은 기술을 쓰는 해외 제품과 비교할 때 30% 이상 무게가 줄었다. 종전까지는 캐나다 로텍(Lotek) 제품이 무게 25g으로 가장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위치추적기는 방수 기능도 갖춰 양서 파충류처럼 수중과 육상을 오가는 동물의 이동행태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고, 태양전지를 이용한 자가 충전방식을 적용해 최대 3년까지 쓸 수 있다.
또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야생동물의 위치정보와 기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받고,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확인·보관할 수도 있다. 6개월 이상 통신이 끊기더라도 보관된 데이터를 이후에 받아볼 수 있다.
아울러 인공위성을 활용하는 위치추적기보다 장비 사용 비용이 80%까지 싸다. 기존 국내에서 사용한 추적기는 장비 가격과 인공위성 사용료로 1천만 원이 들었지만, 이 위치추적기는 180만 원가량으로 전체 비용이 감소한다.
연구진은 이번 위치추적기가 몸무게 1㎏ 이하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 연구와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경로 예측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는 500g의 작은 조류에도 부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연구는 기존에는 청둥오리·큰고니·쇠기러기 등 중대형 조류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데 그쳤으나, 이번에 개발된 초경량 위치추적기로 원앙·홍머리오리·고방오리 등 소형 조류의 이동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연구 목적으로 야생동물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할 때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치추적기 무게가 동물 무게의 3%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연구진은 현재 중국·러시아 등 해외에서 국내로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성능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과의 공동 실험 등을 거쳐 2018년 2월에 이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