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명소 부산아쿠아리움 지하상가는 딴판…상인들 눈물

입력 2017-12-19 11:41  

관광명소 부산아쿠아리움 지하상가는 딴판…상인들 눈물
손님 없어 폐업 늘고 관리비 연체 경매 위기 몰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하루 매출이 1만∼2만 원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 있는 부산아쿠아리움 지하 1층에 있는 상가에서 장사하는 A 씨의 말이다.
A 씨의 말을 확인하고자 기자가 18일 낮 아쿠아리움을 찾았다.
겨울 비수기라 아쿠아리움으로 입장하는 관람객은 많지 않았지만 유치원 어린이 등 단체방문객들, 가족이나 연인 단위 개별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간 지하 1층 식당가는 너무 썰렁했다.
점심시간인데도 불을 끈 점포가 많았다.
식당가에는 점심을 먹는 몇몇 아쿠아리움 직원과 패스트푸드를 먹는 어린이 동반 가족 등 10여 명뿐이었다.

A 씨는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 3시가 되면 식당가는 암흑천지로 변한다"며 "관광특구 해운대에서 이렇게 흉물로 변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아내가 아파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다는 그는 "문 닫는 곳이 늘어나면서 흉물로 변했다"며 "2021년이면 임대계약 기간이 끝나 맨몸으로 나가야 하는 데 그 전에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점포 주인 B 씨는 "2001년 식당 문을 열었지만 하루 매출이 7만∼8만 원이었고 종업원 2명 인건비(월 240만 원)도 못 건질 것 같아 3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B 씨는 "부산아쿠아리움이 폐업 16년이 지나 최근 연체된 관리비(원금 1천100만 원, 이자 3천800만 원)를 달라며 경매를 신청해 깜짝 놀랐다"며 "외국계 기업이 고리대금업자도 아니고 무슨 이자를 연 20%나 받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식당가 상인들은 부산아쿠아리움이 폐업한 점포를 사들여 사무실로 사용하면서 상권 활성화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저테마 수족관인 부산아쿠아리움은 2001년 11월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에 지상 1층, 지하 3층 전체면적 1만3천㎡ 규모로 문을 열었다.
호주에 있는 기업이 부산아쿠아리움 모든 시설을 해운대구청에 기부채납하고 20년 운영권을 갖는 조건으로 390억 원을 투자했다.
전 세계 희귀 어류와 각종 해양생물을 전시하고 상어 탱크 등으로 관심을 사로잡았다.
부산아쿠아리움은 9년 만인 지난 2010년 관람객 1천만 명을 돌파했고 연간 평균 10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부산 대표 관광명소로 성장했다.
호주 기업이 갖고 있던 부산아쿠아리움 운영권이 2014년 영국 전시·엔터테인먼트 기업 멀린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식당가는 사정이 딴판이었다.
개장 초기부터 장사가 잘 안돼 관리비를 체납하는 업소가 늘어났다.
부산아쿠아리움에 따르면 음식, 커피, 아이스크림, 패스트푸드 등을 판매하는 22곳 중의 8곳만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가에서 15년 넘게 운영한 4D 시뮬레이터 운영업체도 경영난으로 지난 3월 계약을 파기하고 폐업했다.
부산아쿠아리움은 관리비 연체 규모가 커지자 2008년 관리비 체납 업주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올해 들어 미납 관리비를 받겠다며 채권 추심에 들어갔다.

부산아쿠아리움 관계자는 "상가는 다른 업체가 운영권을 갖고 전대차 계약을 했고 부산아쿠아리움에서 관리만 맡고 있다"며 "상가 활성화 차원에서 부산아쿠아리움이 직접 가게를 운영해보겠다고 3차례 제안했으나 업주들의 생각이 서로 다르고 금액 차이도 있어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려운 업주들의 사정을 고려해 미납 관리비를 장기간 받지 못했지만, 판결효력 10년이 얼마 남지 않아 관리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업주를 상대로 어쩔 수 없이 법원에서 정한 이자대로 채권추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민원이 발생하자 중재에 나섰으나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난감해 하고 있다.
구는 2021년 11월 부산아쿠아리움 운영권을 이관받을 것에 대비해 아쿠아리움 활용 방안을 찾고자 2018년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 할 예정이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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