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 학자가 내년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로 북한을 꼽았다. 이어 대만과 우크라이나, 터키, 페르시아만이 전운이 깊게 드리워진 곳으로 꼽혔다.
대만 자유시보는 19일 미국 켄터키대 패터슨 외교국제통상대학원 소속 로버트 팔리 교수의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TNI) 기고를 인용, 북한이 의심의 여지 없는 현 세계의 가장 심각한 전쟁위기 지역이라고 진단했다.
팔리 교수는 "북한의 집요한 핵무기 개발에 더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분야 경험부족은 문제를 격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 모두 선수를 써 상대를 제압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기 직전 미국은 북한의 통신 및 군사시설을 파괴하려 하는데 북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팔리 교수는 "이런 상황은 결국 한측의 오판으로 선제공격에 나서면 곧바로 전쟁으로 치닫게 만들 수 있고, 일본과 중국도 휘말려 들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은 두번째 지역으로 꼽혔다. 팔리 교수는 중국이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에 나서자 미국이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비난하며 대만에 첨단무기를 판매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지지가 필요한 트럼프 정부로선 중국에 대한 대만 문제 관련 입장이 상호 충돌한다"며 "미중 관계의 불확정성 증가는 결국 중국과 대만의 무력충돌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주변 정세도 여전히 긴장 상태라고 팔리 교수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러시아가 후원하는 분리주의 반군 간의 충돌이 불시에 대규모 전쟁으로 확산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교전 격화에 따라 러시아가 점령 지역을 확대하고 이에 반발해 우크라이나에 우익 강경파 정권이 들어서게 돼 내전이 더욱 확산되고 미국·유럽연합(EU)과 러시아 사이에도 전선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터키가 러시아로부터 최신 무기를 구매하며 미국·EU와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남부 지역의 균형이 바뀔 전조로 해석됐다.
전통의 '화약고' 중동도 또 다른 군사분쟁의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다. 팔리 교수는 시리아 내전의 종결에 따라 향후 초점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치로 옮겨가며 분란을 촉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계는 현재 전쟁위기의 경계선에 놓여있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은 이 위기를 지속적으로 고조시키며 각 지역 정세의 불확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만에서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데 대해 황중옌(黃重諺)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인류사회 문명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며 "정상 국가라면 폭력을 동원해 지역 안전을 파괴해서도, 지역 안정과 각국의 공동이익을 훼손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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