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년 전 조선에 온 영국 해군탐사선 부산서 복원 추진

입력 2017-12-20 07:00   수정 2017-12-20 09:01

220년 전 조선에 온 영국 해군탐사선 부산서 복원 추진
<YNAPHOTO path='C0A8CA3C0000014C8CCED4F000247EE_P2.jpeg' id='PCM20150311016600051' title='부산 남구와 신선대부두' caption='[연합뉴스 자료사진]' />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220년 전 영국 해군탐사선인 프로비던스호가 조선에 처음 상륙한 장소인 부산 남구 신선대에 프로비던스호를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부산 남구는 한국해양대 산학협력단에 2천만원 규모의 용역을 의뢰해 역사 고증과 함선 제작, 복원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남구는 4개월가량 용역을 실시한 뒤 신선대 무제등소공원을 기반으로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87t급 범선인 프로비던스호는 조선 정조 21년인 1797년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신선대 일원 용당포에 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윌리엄 로버트 브라우턴 함장과 선원들은 북태평양 탐사 항해 중 식수와 나무 연료의 부족으로 정박지를 찾아 표류하다 부산에 도착한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이상한 나라의 배 한 척이 표류하며 동해 용당포 앞바다에 닿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모두 코가 높고 눈이 파랬습니다. 그들에게 국호와 표류하여 닿게 된 연유를 한나라, 청나라, 왜국, 몽골의 언어로 물어보았으나 모두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붓을 주어 글을 써 보라고 하였더니 글자의 모습이 구름이 핀 산과 같았고 그림을 그려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라는 경상도 관찰사 이형원의 보고가 나온다.
프로비던스호의 함장은 당시 항해일지에 "이른 아침 낯선 우리 배를 보기 위해 호기심에 찬 남자, 여자, 어린이들을 가득 태운 작은 배들이 우리 배를 둘러쌌다. 그들은 누볐거나 이중천으로 된 흰 무명천의 헐렁한 상의와 바지를 입고 있었다"라며 조선 사람들을 처음 본 소감을 상세히 적었다.
이어 "산 정상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시야는 매우 넓었고 항구의 모든 부분을 명확히 볼 수 있었다. 나는 가파르며, 높고 튀어나온 이 산이 우리 나침반 바늘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지도상에 이 산의 이름을 '자석의 머리'라고 표기하였다"라고 썼다.
당시 프로비던스호의 도착은 조선과 영국의 첫 만남을 의미했다.
2001년 4월 20일 용당포가 내려다보이는 신선대에서 프로비던스호 방문 기념비 동판 제막식과 기념식수 행사가 열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차남인 요크공작(앤드루 왕자)과 6·25 참전용사들이 참석했다.
남구 관계자는 "고증을 토대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현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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