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매설된 1천km 수도관 '냉난방에너지'로 활용한다

입력 2017-12-19 16:56  

서울 도심에 매설된 1천km 수도관 '냉난방에너지'로 활용한다
영동대로 환승센터에 우선 적용…서울시는 친환경에너지로 지정
"하루 450만t 상수도 열에너지 롯데타워 규모 89개 건물 냉난방 가능"

(서울·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서울 도심 지하에 그물망처럼 설치된 광역상수도망을 도심 냉난방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물과 대기의 온도 차를 이용해 여름철 건물 열을 물을 통해 방출하고, 반대로 겨울철에는 물이 가진 열을 난방 에너지로 실내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서울시, 서울에너지공사는 1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광역상수도 물 에너지를 활용한 서울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참여 협약'을 했다.

수도권에 광역상수도를 공급 중인 수자원공사는 2014년부터 수도권 지하에 매설된 광역상수도망을 활용해 도심 건물 냉난방에너지 공급을 추진해왔다.
계절별 온도 차가 큰 대기와 비교해 지하에 매설된 수도관 물은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한다.
이처럼 지하 수도관 물 특성을 이용하면 여름철에는 차가운 물을 흘려보내 건물 내부의 열을 낮출 수 있고, 반대로 겨울철에는 대기보다 높은 온도의 물로 실내 온도를 높일 수 있다.
물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를 회수해 히트 펌프로 기존보다 더 많은 냉·온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연료를 직접 연소하지 않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있으며, 전기나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보다 약 20∼5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고 수자원공사는 설명했다.
수자원공사와 서울에너지공사는 삼성역과 봉은사역 구간에 조성되는 '영동대로 복합 환승센터' 등 공공시설에 광역상수도 냉난방에너지를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광역상수도 열에너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건축물 환경영향평가 지침'을 개정해 상수도 열을 친환경에너지로 지정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시 주요 도로 곳곳에는 1천km 이상의 광역상수도가 매설돼 있다.
수자원공사는 하루 450만t을 공급 중인 수도권 광역상수도를 최대로 활용하면 롯데월드타워 규모 건물 89개에 냉난방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시설용량이 1GW인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 가능한 발전량의 25%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은 "풍부한 광역상수도 인프라를 활용해 서울시 에너지정책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수도권 전역에 친환경에너지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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