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유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이전 결정' 후 반미 시위에 나섰다가 이스라엘군에 사살된 20대 장애인 사건과 관련, "이해할 수 없는(incomprehensible) 일"이라고 밝혔다.
자이드 빈 라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19일(현지시간) 낸 성명을 통해 지난 15일 이브라힘 아부 투라이야(29)가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총탄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하반신 장애인인 투라이야는 총상을 입을 당시 휠체어를 타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변을 당했다.
이스라엘은 그를 향해 겨냥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알후세인 최고대표는 살해될 당시 그가 그 어떤 긴박한 위협도 (이스라엘 군에) 가하지 않았다면서 "가자지구 근무 유엔 직원들이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그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대응은 '지나쳤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투라이야는 심각한 장애인으로 살해됐을 당시 휠체어를 탄 모습을 그 누구도 분명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의 죽음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진정으로 충격적이고 '타당한 이유 없는 고의적인 행위'(wanton act)"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은 자체 조사에 나섰지만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원인이 무엇인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실탄이 그를 겨냥했다고 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가 폭탄을 던지고 불에 탄 타이어를 굴리는 등 군인들에게 해를 입히고 보안 시설을 파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 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인명 살상용이 아닌 시위 진압용 도구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군은 투라이야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팔레스타인 관리들에게 숱하게 연락했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추가로 자세한 정보가 입수되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의료진은 이스라엘군이 총으로 투라이야 등 4명을 사살했고 150여 명이 실탄에 맞아 부상했다고 말했다.
사상자 대부분은 가자지구에서 시위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알후세인 최고대표는 지난 15일 발생한 시위 진압과정에서 5명이 살해됐고 22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독자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제법은 시위나 항의 과정에서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며 시위 진압요원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등 불가피할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만 무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요르단강 서안에는 현재 2천50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군과 국경 경찰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이스라엘군이 말했다.
투라이야는 2008년 이스라엘이 미사일로 가자지구를 공격했을 때 두 다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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