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채기금 비율 상향, 행정 내부 재정 개혁 효과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도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빚을 모두 청산하고 지방채무 제로 자치단체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제주도는 20일 외부차입금 1천321억원을 전액 상환함으로써 완전한 지방자치제도가 두 번째로 시행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지방채무 제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도가 재정위기 단계에 근접했던 2010년 말 외부차입금은 5천724억원이었으나 7년 만에 모두 갚은 것이다.
도는 2012년 고이율 채무를 조기에 상환하기 위해 2009년 감채기금을 설치하고, 2012년에는 감채기금의 조성비율을 순세계잉여금의 30% 이상으로 20%포인트 높여 고이율 채무 4천224억원을 먼저 상환했다. 2013년부터는 외부차입 신규 지방채 발행을 없앤다는 방침을 포함한 중기 채무관리계획을 수립해 안정적인 채무관리 정책을 추진했다.
민선 6기인 2015년에는 예산 절감, 효과 중심 예산, 참여 예산 확대 등 예산 개혁 3대 원칙을 천명하고 행정 내부 재정 개혁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3천억원이 넘는 고이율 채무를 조기 상환했다.
2014년 말 대비 지방채무 감축률은 45%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경남에 이어 2위 수준이다.
도는 내년에는 감채기금을 폐지하고, 지방재정의 안정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지방재정안정화기금'을 설치할 계획이다. 연도 간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적립했다가 세입이 부족한 해에 사용하기 위해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매년 지방채무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기 위해 쓰였던 재원은 사회복지와 문화 등 도민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고길림 도 예산담당관은 "지역개발기금설치 조례에 따라 자동차 등록이나 각종 허가 때 의무적으로 발행하는 지역개발채권 발행 잔액은 외부 채권이 아니므로 사실상 빚은 하나도 없다"며 "앞으로 미래 세대에 부담될 지방채무는 원칙적으로 발행을 억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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