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그 옛날 고래떼를 바위에 기어오르게 한/ 울산 반구대 선사인들의 매운 손끝처럼// 이제 또 우람한 고래떼를/ 어딘가에 살게 할/ 깊고 깊은 암각화를/ 새겨넣을 때까지"(김후란 '고래 바다에서')
김남조, 김후란, 송찬호, 신달자, 윤후명, 정호승 등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36명이 선사시대 바위 그림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암각화를 소재로 창작한 시와 그림이 전시된다.
울산에서 반구대 암각화 보존 활동을 펼치는 시민단체 '반구대 포럼'은 27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앞에서 시를 낭독하는 봉헌 행사를 치른 뒤 암각화 인근에 마련된 '대곡천 반구대 문화유산 교육·홍보센터'에서 시인들이 손으로 쓴 시와 시화(詩畵) 36편을 전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전시의 공동추진위원장을 맡은 이건청 한양대 명예교수는 "이 땅의 선사인들이 창작한 대곡천 암각화가 현대 시인들에 의해 새 생명으로 태어났다"며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암각화의 소중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근본적 보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울산에서 한 달가량 전시를 한 뒤 동계올림픽 기간에 강원도 평창이나 강릉에서 전시를 열 계획"이라며 "국회 의원회관 전시와 전국 순회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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