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에서 나이는 숫자"…평창 기다리는 30∼40대 여전사들

입력 2017-12-21 06:05  

"빙판 위에서 나이는 숫자"…평창 기다리는 30∼40대 여전사들
빙속 45세 페히슈타인·31세 고다이라 여전히 정상급 기량
피겨 코스트너, 31살에 올림픽 메달 도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운동선수에게 나이 서른은 환갑이라지만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들이 드물지 않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는 10대, 20대 선수들 못지않은 실력에 노련함까지 갖춘 각국 빙상 스타들이 활약을 준비하고 있다.
빙판 위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는 독일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이다.
올해 45세로 독일 연방경찰 소속인 페히슈타인은 평창올림픽이 일곱 번째 올림픽 무대인 백전노장이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여섯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6개를 목에 걸었다.
지구력을 요구하는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이지만 페히슈타인은 지금도 딸 같은 선수들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올림픽을 예선전을 겸해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에서도 5,000m와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하나씩 따며 평창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
페히슈타인이 평창에서 금메달을 따면 소치올림픽 바이애슬론에서 40세에 금메달을 딴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를 제치고 개인종목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페히슈타인에 비하면 어린 수준이지만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1,000m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도 서른을 넘겼다.
고다이라는 나이를 거스르는 대표적인 선수다.
2010년 전후부터 꾸준히 국제무대에서 이상화(28·스포츠토토)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번번이 뒤지다 서른을 앞두고 잠재력이 폭발했다.
소치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후 네덜란드로 가서 올림픽 3관왕인 마리안너 티머르의 지도를 받았고, 자세 교정 후 눈에 띄게 기록이 좋아졌다.
고다이라의 500m 개인 최고기록인 36초 75, 1,000m 개인 최고기록이자 세계신기록인 1분 12초 9은 모두 올해 수립됐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도 지친 기색도 없이 매번 정상에 오르면서, 이상화의 500m 올림픽 3연패 위업 달성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끝난 미국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는 34살의 제시카 쿠어먼이 여자 대표팀에 승선했다. 미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첫 흑인 선수로 합류한 마메 바이니와 비교하면 나이가 꼭 두 배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쇼트트랙으로 전향한 쿠어먼은 전재수 전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의 지도 아래 두각을 나타냈다. 전 감독이 선수 학대 논란 속에 물러났을 때 전 감독과 함께 대표팀을 떠나기도 했다. 이후 미국 빙상연맹은 전 감독이 학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쿠어먼은 2014년 소치에서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으나 1,000m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이번에 평창에서 메달 재도전에 나서는 쿠어먼은 35살로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 출전한 캐시 터너 이후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고령 미국 쇼트트랙 선수다.
그런가 하면 피겨스케이팅에도 '노련미'를 뽐내는 선수가 있다.
여자 싱글의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내년 평창올림픽 때 31세가 된다. 은퇴한 '피겨 퀸' 김연아보다도 3살이 많다.
2011년 그랑프리 파이널,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코스트너는 평창에서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을 치른다.
20대 중반만 돼도 노장 소리를 듣는 여자 피겨지만, 코스트너는 27살이던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메달인 동메달을 목에 걸어 김연아와 나란히 시상대에 섰다.
지난 2015년 전 남자친구인 경보 선수 알렉스 슈바처의 도핑을 묵인한 혐의로 1년 4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고 선수 생활에 위기를 맞았지만, 징계 기간을 채운 후 보란 듯이 복귀했고, 이달 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4위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미 소치 동메달로 역대 최고령 피겨 여자 싱글 메달리스트 5위에 오른 코스트너가 평창에서도 메달을 거머쥐면, 초대 동계올림픽인 1924년 샤모니동계올림픽에서 38세 246일의 나이로 메달을 딴 영국 에델 머켈트에 이어 두 번째 최고령 기록을 차지하게 된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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