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부하 대상 성범죄 가중처벌해야"…국방부에 권고

입력 2017-12-21 09:00   수정 2017-12-21 11:08

인권위 "부하 대상 성범죄 가중처벌해야"…국방부에 권고

"軍검찰·판사 독립성 확보하고, 징계위 반드시 열어야"
해군 대위 사망사건 계기 직권조사 결과 발표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군대 내 성폭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부하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지휘관을 가중 처벌할 것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올해 5월 발생한 해군 여성대위 사망사건을 계기로 군대 내 성폭력 실태에 대한 직권조사를 거쳐 국방부 장관에게 이같이 권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직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2016년 부사관 성범죄 피해자의 80%는 하사였다.
장기복무 심사를 앞둔 하사 계급이 부사관 피해자의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은 근무평가를 하는 상관이 장기복무 심사를 빌미로 부하 부사관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게 인권위 해석이다.
이에 인권위는 피해자의 장기복무자 선발과 근무평가 등을 빌미로 지휘관이 성범죄를 저지르면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재판도 신속하게 진행해 계속 복무하기를 원하는 피해자가 제2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 조사에서는 군 검찰이 군형법상 강제추행죄를 적용할 수 있는 사건에 형이 낮은 성폭력방지 특별법을 적용하는 등 부적절한 사건 처리도 다수 발견됐다.
군사법원도 부사관 피고인이 여성장교의 허벅지를 세 차례 추행한 사건에서 '취중 우발범죄'라는 이유로 선고유예하는 등 가해자에게 '온정'을 베푸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군사법원이 선고한 전체 성폭력 사건 중 피해자가 여군인 사건의 선고유예 비율은 10.34%로, 일반법원의 1.36%보다 현저히 높았다.
인권위는 군판사 40여명과 군검사 160여명이 같은 병과 안에서 순환보직이 가능한 점이 엄중한 처벌과 공정한 재판을 어렵게 한다고 보고, 군판사·군검사 인사에서 양 기관의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도 권고했다.
아울러 인권위가 최근 3년간 성 관련 징계 기록을 들여다본 결과 가해자에게 해임 등 신분 배제 징계가 내려진 것은 전체 273건 중 20건(7.3%)에 불과했다.
국방부는 2015년 3월 내놓은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에서 형사처벌과 병행해 징계위원회를 반드시 열도록 했으나, 일부 사건에서는 징계위가 열리지 않았다.
이에 인권위는 공소제기 뒤 즉각 징계 절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군인징계령을 개정하고, 징계위에 외부위원을 반드시 포함하라고 했다.
이밖에 인권위는 국방부 내 성폭력 전담부서를 설치해 각 군 양성평등센터를 지원하고, 사관학교 여생도 비율을 늘릴 것 등을 권고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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