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스위스프랑 강세에 스키인구 정체로 위축되자 변신 시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비싼 가격으로 '악명' 높았던 스위스 스키장들이 관광객 감소로 수익이 악화하자 처음으로 할인 상품을 내놓고 고객 잡기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물가 자체가 비싸고 고급 리조트들이 리프트, 숙박 요금을 고가로 유지하자 스위스인들조차 인근 오스트리아나 이탈리아, 프랑스로 스키를 타러 가면서 스위스 스키장의 수입은 해마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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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인근 빌라르-그리옹-디아블레레 스키장의 리프트를 관리하는 피에르 베송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40년 동안 우리는 같은 요금을 받으면서 그냥 즐겁게 기다리면 됐다. 이젠 더 (스키 관광객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작년 말 올해 초 스키 시즌에 스위스 스키장들은 총 2천120만 장의 일일 이용권을 판매했는데 최근 25년 동안 가장 저조한 실적이었다.
스키 관광객이 줄자 베송은 한 시즌 내내 스위스 내 25개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는 '매직 패스'라는 상품을 개발했다.
올해 스키 시즌 시작 전 5개월 동안 8만 명이 359스위스프랑(한화 39만5천원)인 이 티켓을 샀다.
베송은 이미 스키장들이 시즌 시작 전에 한해 예상 매출의 절반을 챙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고급 리조트를 이용하는 'TOP4 스키패스' 같은 상품도 가격을 대폭 낮췄다.
스위스 일간 르탕지는 "낮은 가격에 스키를 탈 수 있는 첫 시즌"이라며 스키장들의 가격 인하 소식을 전했다.
글로벌 스키 시장 보고서를 펴낸 로랑 바나는 "10년간 스위스 스키 시장은 25%가량 위축됐다"며 "새로 스키 인구가 유입되지 않고, 스키를 타던 사람들도 스키장을 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보이면서 15∼20%가량 요금 인상 효과가 있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스키장들이 대대적인 할인에 나섰고 스위스프랑도 약세를 보이는 데다 작년보다 눈까지 많이 내려 스위스 스키장들은 모처럼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베송은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지만 올해는 테스트 시즌이 될 것이라며 수익이 유지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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