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독 안 통하는 스타워즈 '포스'

입력 2017-12-21 08:53   수정 2017-12-21 08:59

한국에서 유독 안 통하는 스타워즈 '포스'
'라스트 제다이' 대진운마저 안 따라 흥행 부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스타워즈 시리즈의 '포스'는 이번에도 한국을 비껴가고 있다. 본고장 미국은 물론 대부분 국가에서 개봉과 동시에 극장가를 점령해온 스타워즈지만 한국만은 유독 예외였다.
지난 14일 개봉한 여덟 번째 에피소드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작부터 '강철비'에 선두를 내줬다. 개봉 첫날 '라스트 제다이'의 관객수는 11만4천811명으로, '강철비'(23만730명)의 절반도 안 됐다. 전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16만9천815명)는 물론 외전인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14만7천433명)의 오프닝 스코어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일주일이 지난 20일까지 관객수는 74만명으로 '강철비'(422만명)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20일 '신과함께: 죄와 벌'과 '위대한 쇼맨'이 개봉하면서 스크린은 첫날 1천107개에서 523개로, 상영횟수는 4천313회에서 1천319회로 크게 줄었다. 하루 관객수는 2만 명대로 떨어졌다.



2015년 12월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한국영화 '히말라야'와 경쟁해 최종적으로 327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스타워즈의 세계적 명성에 비하면 초라해보이지만, 그나마 역대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반대로 북미에선 '라스트 제다이'가 개봉 첫 주말 2억2천만 달러(약 2천400억원)의 수입을 올려 예상대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애니메이션 '페르디난드'(1천300만 달러)보다 17배 많은 압도적 수치다. 역대 순위로는 전편 '깨어난 포스'에 이어 두 번째였다.
스타워즈는 은하계 악의 무리와 이에 맞서 평화를 지키려는 저항 세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1977년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으로 시리즈를 시작한 이래 40년간 스카이워커 가문의 가계도가 복잡하게 전개됐다. 이 때문에 전편들을 보지 않으면 이해가 어려울 거라는 부담감이 관객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라스트 제다이'에는 오리지널 3부작(1977∼1983) 시절 앳된 모습의 레아 공주와 '제다이 마스터' 요다가 깜짝 등장하는 등 오랜 팬들을 위한 장면들이 많다. 그러나 스타워즈 시리즈를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이들 장면의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이런 장벽 탓인지 스타워즈 시리즈의 관객은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SF 마니아의 비중이 큰 편이다. '라스트 제다이'는 마니아의 성원에 힘입어 개봉 전만 해도 예매율 1위를 달렸었다. 극장 관계자는 "아이맥스 등 특별관의 좋은 좌석을 선점하기 위해 미리 예매한 관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GV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개봉 첫날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관람한 관객은 30대가 38.9%로 가장 많았고 40대 30.6%, 20대 20.0% 순이었다. 20대가 35.1%로 가장 많은 '강철비'와 대조적인 결과다. 한국영화 시장을 이끄는 20대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성별로는 남성이 64.7%로 여성(35.3%)의 배에 가까웠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SF영화가 없는 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인터스텔라'(2014)가 1천30만명, '마션'(2015)이 488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비교적 엄밀한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가족애 등 보편적 감정에 호소하는 작품들이다. 반대로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시리즈처럼 우주공간을 휘저으며 전투를 벌이는 활극은 유치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한국 관객이 가장 즐기지 않는 장르가 SF다. 'ET'처럼 휴먼 드라마 요소가 있는 SF가 흥행한 경우도 있지만 '스타워즈'는 정통 SF"라며 "소련과 우주개발 경쟁을 한 미국에선 SF를 현실에 대한 비유로 받아들이지만 한국은 그런 전통이나 계기가 없었던 탓도 있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