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표준교육과정 없애고 교육감 임명제로 해야"
"행복역량교육 완성…내년 교육감 선거엔 불출마"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은 "일제고사 방식 수능시험을 자격고사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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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교육감은 26일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한날한시에 같은 문제로 전국에서 동시에 한 번만 치르는 지금 수능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문제은행 방식으로 1년에 여러 번 시행해 수험생에게 기회를 주고 평가방법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표준교육과정을 없애 실질적인 교육자치를 우선으로 실현해야 한다"며 "이념 논란으로 교육현장에 혼란을 주는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내년은 행복역량교육을 완성하고 미래역량교육 기반을 만드는 해가 될 것이다"고 했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선 도전과 관련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다음은 우 교육감과 문답.
-- 그동안 중점 교육 정책과 주요 성과는 무엇인지.
▲ 역점을 두고 수년간 일관하게 세 가지를 추진했다. 인문소양교육으로 실천 중심 인성교육, 협력학습 중심 교실수업 개선, 학부모 자녀교육 역량 강화가 그것이다. '인문도서 100권 읽고, 100번 토론하며, 1권 쓰기'라는 '100-100-1 프로젝트'를 실행했고,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한 협력학습을 강조해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공공기관 우수 정책에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가정교육 기능 회복이 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판단해 학부모 교육도 꾸준히 해왔다.
-- 대구교육 과제인 지역별 학력 격차가 줄어들었나.
▲ 대구는 유난히 수성구와 비수성구 사이 격차가 심하다고 느낀다. 다행히도 최근 그런 격차 해소에 청신호가 보인다. 2017학년도 후기고 입학전형 합격자 현황을 2016학년도와 비교해 보면 수성구에서 비수성구 학교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7.1%에서 14.4%로 증가하고, 비수성구에서 수성구 소재 학교를 희망하는 학생은 2.2%에서 1.6%로 감소했다. 비수성구 지역에 고등학교 기숙사 건립, 행복학교 지정·운영 등 정책을 펴 격차를 해소했다.
-- 포항 지진 발생으로 수능시험을 포함한 현 입시제도에 달리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 일제고사 방식 수능은 위기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갑작스러운 정전, 화재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발생으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킬 위험을 늘 안고 있다. 하늘만 믿고 한날한시에 같은 문제로 전국에서 동시에 한 번만 치르는 지금 수능은 한계에 직면했다. 수능시험을 자격고사로 바꿀 때가 됐다. 자격고사로서 수능은 선발에 목적을 두는 상대 평가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본능력을 평가하게 될 것이다. 문제은행 방식으로 1년에 3∼5회 정도 시행해 여러 번 기회를 줌으로써 수험생 불안과 부담을 덜어주고, 5지 선다형과 같은 현재 평가방법도 혁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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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 기조와 달리 추진 중인 특목고 대구국제고 개교에 차질은 없는지.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개혁 시작은 상향 평준화를 통한 수평적 다양화이다.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획일적 평준화에서 찾으면 안 된다. 다양한 교육 수요와 희망을 반영하고, 학생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설계하는 맞춤형 교육이 절실한 이 시점에서 국제고 개교는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국제고는 중국 대학 진학으로 중국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중국 학교와 교류, 중국 대학 연계 유학 등으로 해외유학 수요를 흡수하고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2019년 3월 1일 개교를 목표로 북구 국우동 1만7천여㎡ 터에 짓고 있다.
--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바뀌는 혼란에 대안이 있는가.
▲ 실질적인 교육자치를 우선으로 실현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는 국가표준교육과정을 하고 있어 중앙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고 진정한 교육자치가 될 수 없는 구조이다. 프랑스처럼 헌법에 교육자치를 명시했으면 확실하게 국가표준교육과정을 없애고 지방자치단체별로 하게 해주든지, 세금도 교부금제도를 없애고 지방자치단체가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현장이 혼란스러운 것은 대통령, 교육부 장관, 교육감으로 이어지는 교육 행정체계가 현장에서 다시 한 번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으로 갈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직선제 교육감 선출방식은 문제점이 크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로 바꿔야 한다.
-- 교육청이 내건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가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비판이 있는데.
▲ 대구시교육청은 좀 더 구체적이면서도 명확한 교육을 추구하기 위해 2015년 10월 대한민국 교육수도를 선포했다. 그 뒤 지금까지 많은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뒀고 이는 여러 가지 지표에서도 입증하고 있다. 시·도교육청 평가 6년 연속 최우수교육청으로 뽑혔고 서울대 '한국 아동 삶의 질 연구'와 '아동권리 실태조사', 통계청 '학교생활 만족도 조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 삶의 질' 분석 등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보였다. 정서행동 특성검사 관심군 비율, 인터넷·스마트폰 과다 사용자 비율,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학생건강체력평가 저체력 비율이 낮고, 수능과 성취도 평가 결과 특성화고 취업률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 내년 중점 정책은.
▲ 대구가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고 교육적 잠재력이 대단함을 저도 느낀다. 이러한 역량을 잘 실현해 대구가 대한민국 교육수도를 넘어 세계 교육수도로 발돋움하길 희망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를 앞서 이끌어 가기 위해 지금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내년에는 예술교육과 인문교육에 더욱 집중한다. 한 아이를 위한 교육에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교육을 기초로 컴퓨팅 사고력을 길러주는 교육에 더 매진한다. 내년은 행복역량교육을 완성하며 미래역량교육 기반을 만드는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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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3선 도전을 하지 않기로 밝혔는데.
▲ 이제는 미래 대구교육 틀을 갖춰 실천할 때다. 2010년 교육도시 명예 회복이라는 소명을 안고 교육감이라는 중책을 맡아 대구를 대한민국 교육수도로 우뚝 세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개인으로는 평생 걸어온 교육자 길을 3선 교육감이라는 영광과 명예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나 큰 도약을 위한 미래 교육 패러다임은 새로운 리더십이 만들어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을 깨닫게 됐다. 더 깊은 식견과 큰 역량, 넓은 마음을 가진 분이 대구교육 미래를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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