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안희정 충남지사 "개헌으로 연방제 수준 분권국가 기대"

입력 2017-12-25 06:13  

[신년인터뷰] 안희정 충남지사 "개헌으로 연방제 수준 분권국가 기대"
"열병합발전소 고형폐기물연료 교체 추진…가뭄 대응력 높일 것"
"임기 채운다는 도민과의 약속 지키기로 한 데 많은 분 칭찬"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5일 "내년에 헌법 개정을 통해 연방제 수준의 분권국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연합뉴스 신년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분권국가가 되려면 중앙과 지방의 사무 배분에서 혁신이 이뤄져야 하고, 재정과 자치조직권도 강화돼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는 물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주변 반응에 대해 "임기를 채운다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한 데 대해 많은 분이 격려하고 칭찬해주셨다"고 전했다.
다음은 안 지사와의 문답.
-- 올해 성과를 자평한다면.
▲ 도정 현안을 내년 국가 시책과 예산에 모두 담을 수 있어서 보람된 한 해라고 생각한다. 공약 이행을 잘해 7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고, 빚을 꾸준히 줄여 최근 외부차입금 제로를 달성했다. 정책 현장의 고민을 바탕으로 제도개선, 입법 과제 등 19개를 발굴해 중앙정부에 제안했고, 생산혁신과 소비혁신을 통해 우수한 먹거리를 생산함으로써 농축산물에 대한 신뢰와 경쟁력을 확보했다.

-- 남은 민선 6기 과제는.
▲ 다행히 주요 현안이 내년 국가 예산에 대부분 반영돼 만족스럽다. 20년 넘게 끌어온 장항선 복선전철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평택·당진항 진입도로(신평∼내항) 개설, 서산비행장 민항 유치 등 주요 현안 해결의 물꼬를 텄다. 남은 6개월은 마무리 정비작업을 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미결 사업도 최대한 풀려고 노력할 것이다. 당진 평택항 매립지 관할 결정에 따른 도계 분쟁 등 지역 현안은 후임 도지사가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 평소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자치분권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안 지사가 생각하는 지방정부의 이상은.
▲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연방제 수준의 분권국가를 지향하는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의 사무 배분에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감당할 수 있도록 재정과 자치조직권도 강화돼야 한다. 이런 과제가 문재인 정부의 지방분권 로드맵에도 포함돼 있다. 내년 개헌을 통해 헌법적으로 연방제 수준의 분권국가가 강화되길 기대한다. 또 헌법 개정 여부와 상관없이 국가 사무와 재정의 지방 배분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혁신적 조치가 뒤따르길 기대한다.
-- 도내 고형폐기물연료(SRF) 열병합발전소 건립 문제를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거세다.
▲ 열병합발전소는 내포신도시 내 집단에너지 공급시설로 설계됐다. 당초 에너지 공급과 관련해 채산성이 나오지 않아 열병합발전을 병용해야만 난방 공급이 가능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 중에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 화력발전으로 인한 충남 미세먼지 오염의 심각성이 표출됐고,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도 전환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주민들이 SRF에 대한 연료 전환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금 산업통상자원부와 연료 교체를 통해 대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논의가 잘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 충남에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절반이 집중돼 있어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데 해법이 있나.
▲ 먼저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는 폐쇄를 원칙으로 하겠다. 대규모 신규 화력발전 신설은 원천적으로 억제할 계획이다. 2021년부터 도내 화력발전소의 배출허용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도내 석탄화력발전소도 이런 내용을 담은 도 조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고 힘을 실어줬다. 2050년까지 석탄 발전량 비중을 0%로 줄이는 탈 석탄 정책을 펴겠다. 물론 이는 국가사업이어서 국가가 전력수급 계획에 대해 큰 틀을 바꿀 때 목표가 실현될 수 있다.
-- 충남 인권조례에 대해 일부 기독교 단체에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 인권조례는 차별금지를 선언한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담은 내용이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곳이 제정, 시행 중이다. 현재 충남도 인권조례에 대한 폐지가 청구돼 법적으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인권조례는 지방정부 최고 관리자로서 행정을 차별 없이 수행하겠다는 선언적 성격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지난 11일 기독교계 대표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권조례에 대해 생각을 달리하는 분들과 많은 논의를 하겠다.
-- 충남 서부지역은 매년 봄 가뭄 문제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내년에는 어떨 것으로 보나.
▲ 지난 3월부터 보령댐 도수로를 가동해 용수를 비축, 내년 봄 가뭄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충남 서북부 7개 시·군의 생활용수·공업용수·농업용수를 보령댐에만 의지했는데 북부지역은 대청댐 수계로, 서천 등 남부지역은 용담댐 수계로 분산시켰다. 보령댐의 부담을 줄임으로써 구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에 금강수계와 보령댐 예당저수지 수계를 연결하는 사업이 올해 말이면 끝난다. 하루 33만t의 물을 금강수계에서 지원받을 수 있게 돼 가뭄이 오더라도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최근 송년 기자회견에서 임기를 끝까지 채울 계획이며, 3선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변 반응과 그동안의 소회를 말해 달라.
▲ 임기 채운다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한 데 대해 많은 분이 저의 태도를 격려하고 칭찬해주셨다. 감사드린다. 내년 이맘때는 도지사가 아닐 텐데 많이 아쉬울 것 같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슬픈 여러 가지 추억들로 벅차오른다. 그날도 말씀드렸지만, 그동안 잘된 모든 일은 도민 덕분이고, 잘못된 것은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국민은 광장에서 나라다운 나라, 국민이 주인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명령하셨고 촛불로 그 길을 밝혀주셨다. 국민이 주인이고, 저는 그 주인을 섬기는 마음으로 지난 7년 6개월간 도정을 이끌어왔다. 남은 기간 부족한 것은 채우고 성과는 체계적으로 정리하겠다. 이어지는 도정을 위해 충남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튼튼하게 다지겠다. 도민 여러분께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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