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조례] "화장실 휴지통 아웃? 세종시 학교서 시작됐죠"

입력 2017-12-31 09:00  

[주목! 이 조례] "화장실 휴지통 아웃? 세종시 학교서 시작됐죠"
2015년 교육청 단위 전국 첫 조례 제정…윤형권 시의원 "좋은 평가에 보람"



(세종=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내년부터 실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를 하나 꼽으라면 '화장실 문화'다.
정부가 공중화장실 대변기 옆 휴지통을 모두 없애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적용에 따른 조처다.
앞으로 화장실에서 쓴 휴지는 변기에 직접 버리면 된다.
여성화장실에는 대신 위생용품을 버릴 수 있는 수거함이 놓인다.
누리꾼들은 공중화장실 풍경이 조금 더 깨끗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악취와 해충 걱정도 지금보다 덜 수 있을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화장실 휴지통까지 정부에서 관여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대부분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
규정을 통해 화장실을 관리하기 시작한 건 사실 세종시가 원조라고 볼 수 있다.
201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화장실 관리 조례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조례를 발의한 윤형권 세종시의원은 31일 "위생상 편의를 위해 교육청 단위 조례를 정한 건 세종시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화장실이 청결하고 깨끗하면 업무와 학업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조례를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조례안을 들여다보면 정부가 이 조항들을 벤치마킹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꼼꼼하다.
화장실 대변기 칸막이 안에는 휴지통을 없애고, 장애인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대변기 칸막이 안에는 위생용품 수거함을 설치하도록 했다.
혹시 변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화장지는 물에 잘 분해되는 것으로 가져다 놔야 한다'고 적시했다.
정기 점검은 연 4회 이상 시행하는 한편 악취 발산과 해충 발생·번식을 방지하고자 주기적으로 소독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세정제, 방향제, 탈취제 등 편의용품도 여건이 되는 대로 가져다 놓기를 권장했다.
실제 세종시 교육청은 관련 예산을 들여 지역 유·초·중·고 학교 화장실 화장지를 잘 선별해 교체하는 한편 휴지통을 없앴다.
위생용품 수거함도 3천개 넘게 설치했다.


윤형권 시의원은 "직접 청소를 하시는 분들이나 여성단체 등에서 격려를 많이 받았다"며 "선진 화장실 문화를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보람 있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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