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첫 연설 "반유대주의 최우선 대응"…이스라엘은 직접 대화 중단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나치 부역자들이 만든 극우 정당과 연립정부를 꾸린 오스트리아 제바스티안 쿠르츠(31) 신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의회 첫 연설에서 반유대주의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다루겠다고 말했다.
2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쿠르츠 총리는 연정 파트너이자 새 정부의 내무·외무·국방 등 6개 부처를 맡게 된 자유당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의회 첫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반유대주의'를 가장 먼저 거론했다.
그는 "모든 형태의 반유대주의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며 "이미 우리 내부에 침투해 있는 반유대주의와 싸우는 것은 우리 정부의 임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오스트리아가 새 정부를 꾸리자 당분간 장관들이 자유당 각료와 직접 접촉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실무자들과만 대화하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창당한 자유당은 그동안 여러 차례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창당 주역인 안톤 라인트할러는 나치 SS 친위대에서 복무한 전력이 있다.
새 정부의 부총리인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자유당 대표는 역시 극우 청년단체에 가입했던 경력 때문에 총선 때 논란이 됐다.
자유당은 올해 10월 총선 때 유대계 커뮤니티에 손을 내밀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지만 지역당에서는 나치 찬양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18일 오스트리아 새 정부가 출범하자 "이스라엘은 반유대주의와 맞서 싸우고 홀로코스트를 기억하기를 바란다"는 짧은 논평을 내놓았다.
이번 총선에서 자유당은 제3당이 되며 11년 만에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손을 잡고 연립정부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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