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8.9세→2015년 78.7세→지난해 78.6세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인의 기대수명이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고 미 언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남용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는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2015년 78.7세에서 지난해 78.6세로 0.1세 낮아졌다고 밝혔다. 2015년에도 2014년(78.9세)보다 0.2세 감소한 바 있다.
미국인 기대수명이 2년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1960년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1993년 에이즈 사망자 수가 정점에 이르고 독감 폐렴 환자가 급증하면서 75.6세에서 75.4세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곧바로 증가세를 회복했다.
국립보건통계센터 사망률통계팀장 로버츠 앤더슨은 공영라디오 NPR에 "2년 연속으로 기대수명이 감소했다는 점은 상당한 충격"이라며 "심각하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개개인으로서는 (0.1세가) 큰 의미가 아닐 수 있겠지만, 전체 인구통계 측면에서는 의미심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76.5세에서 76.3세로 0.2세 낮아졌다. 여성은 전년과 같은 81.1세였다.
기대수명 감소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지만, 약물중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유방암 사망자를 넘어섰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마취제로, 미국은 오피오이드가 포함된 처방 진통제 남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절통이나 치통처럼 심각하지 않은 통증에도 처방되고 있다.
2015년 3만3천 명, 지난해 6만4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매일 140명 이상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오피오이드 남용을 막기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상태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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